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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보는' 지스타 2014, 심심하진 않았나

기자가 되기 전, 2009년부터 찾았던 지스타는 신세계 그 자체였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작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만 있다면 1, 2시간쯤 줄을 서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4일간 개최되는 지스타 기간 중 꼭 두 번 이상은 방문해 체험해보고 싶은 게임은 모두 즐겼던 기억이 난다.

올해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작들이 대거 출품됐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강세 속에 그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 것은 상당히 반가운 사실이었다.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프로젝트 혼', 스마일게이트가 3년간 준비한 비밀병기 '로스트아크'는 지스타 개막 전 공개한 영상만으로 이용자들의 혼을 쏙 빼놨다.

엔씨소프트는 전시장 내 3면의 스크린을 이어 몰입도를 높인 '스크린X'를 마련해 '프로젝트 혼'의 실감나는 영상을 공개했다. 스마일게이트도 400인치의 스크린과 5.1채널 사운드, 총 100석 규모의 상영관을 준비해 '로스트아크'의 웅장한 영상을 선보였다.

지스타에 10년 개근한 넥슨은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을 통틀어 무려 15종의 신작을 들고 지스타에 나왔다. 특히 넥슨은 이번 지스타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바로 영상 위주로 관람객들에게 신작들을 소개한 것이다. 마비노기 듀얼 등 모바일 4종을 제외하면 모든 게임의 정보를 영상으로만 전달했다. 마치 미디어 갤러리같은 모습이었다.

아쉬웠던 것은 이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지스타에서 시연을 해 볼 수 있었던 기대작들은 '리니지 이터널', '파이널판타지14', '문명 온라인' 정도였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에서 다양한 콘솔 게임들의 시연이 펼쳐졌고, 모나와, 유니티 등에서 모바일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었지만 뭔가 부족했다.

이번 지스타는 개막 전 볼거리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게 사실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액토즈소프트, 엑스엘게임즈 등을 제외하고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게임사가 B2C 참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B2C관에 참가한 게임사가 예년과 비교해 부족하기도 했고, 기대작들의 체험 버전마저 부족하다보니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보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손맛은 아무리 웅장하고 임팩트 있더라도, 영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물었다. 이번 지스타에 어떤 게임을 '하러' 왔냐고. 그랬더니 이번 지스타는 '볼 것'은 많지만 '할 것'은 적어 아쉽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 지스타는 전 세계 35개국 617개 국내외 게임관련 기업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B2B관도 유료 바이어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1656명을 기록했다. 관람객도 2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다만 B2C를 찾은 관람객 모두가 '만족'했는지는 의문이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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