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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만 원만 깎아주세요

다들 한 번쯤은 중고 물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싼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의 중고 물품을 손에 넣으면 괜스레 돈을 번 기분입니다. 그러나 MP3를 샀는데 벽돌이 오더라, 전자사전을 구입했는데 그냥 사전이 오더라 등 '살 떨리는' 구매 후기도 적잖게 있죠. 그래서 사람들은 웬만하면 직거래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직거래에서도 불만은 있기 마련인데요. 모니터에서 보던 것과 실물이 다르다면 왠지 사기를 당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구매자가 물건을 사지 않겠다고 해서 판매자와 싸움을 벌인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번 ABC뉴스에서는 중고 물품 직거래 현장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기어코 만 원을 깎은 A사 B부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B부장은 최근 술을 마시고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상하게 봉천동 모 고기집만 가면 과음을 하게 되고,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라고 하는데요.

새 스마트폰 구입을 앞두고 B부장은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언제나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했던 B부장. 혹시나 이번에도 스마트폰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앞선 것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괜찮은 중고 스마트폰을 발견한 B부장은 곧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했습니다. 물건 상태도 양호했고, 무엇보다 가격에 만족했던 B부장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만남 장소로 나갔습니다.

약속 장소에는 한 아주머니가 나와있었습니다. 물건을 건네 받은 B부장, 표정이 살짝 일그러집니다. 아주머니가 건넨 중고 스마트폰은 모니터 너머로 보던 그것과 조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액정을 가로지르는 긴 스크래치가 B부장의 신경을 긁었습니다.

물건값을 받은 아주머니가 황급히 자리를 뜨려하자 B부장은 곧바로 아주머니의 팔을 잡았습니다. 애초에 이런 스크래치가 있다고 언급을 했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만 원만 깎아달라고 사정하기 시작한 것이죠.

대로 한 가운데서 B부장의 조르기(?)는 1분 동안 지속됐는데요. 단번에 시선이 집중됐음은 물론입니다. 처음엔 절대 깎아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아주머니의 단호한 표정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근거리는 목소리에 누그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래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 애처로운 눈빛으로 "만 원만 깎아주세요, 네?"를 반복했던 B부장의 손에는 만 원짜리 한 장이 꼬옥 쥐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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