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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2004] 한국적 온라인게임 제작 '활발'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기고, 2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12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게임플랫폼이 이동하면서 신규 수요가 창출됐고, 국내 대작 온라인게임의 해외 시장 진출이 산업 성장을 이끈 것이죠.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0년전 게임업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2004년 4월 5일: 중국 자본의 공습, 게임업계 비상

중국 게임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고 한국 게임개발사를 인수하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하려고 나서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국산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을 서비스해 급성장한 샨다는 1000만달러 투자계획을 수립,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샨다는 2003년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을 내놓고 35만명 회원을 모았고 현재 4개 이상 게임을 동시에 개발중입니다. 1999년 설립된 샨다는 9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중국의 BBMF와 차이나닷컴의 자회사인 차이나닷컴모바일인터랙티브(CMIC)도 국내 개발사 인수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서비스한 감마니아가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 두 곳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마니아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한국과 일본 두 곳씩, 중국 한 곳을 인수해 범아시아시장을 공략할 단일 게임 브랜드로 키울 계획입니다. 이 회사는 대만 정부의 M&A펀드 운영에 관여하고 있어 투자에 더욱 적극적입니다.

대만에서 한국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며 현지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소프
트월드도 국내 개발사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외국 게임업체에 서비스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데다 제작비도 줄일 겸 중국 이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금 자체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는 게 일반적입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업무환경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중국 현지에 개발사를 설립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도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워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현지인 입맛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2004년 4월 6일: 한국적 온라인게임 제작 '활발'

한국색과 민족성이 물씬 풍기는 온라인게임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류를 이뤘던 유럽 중세 판타지풍 제작 열풍은 사그라들고 한국 문화가 배경이 되는 게임이 업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명성왕후 시해 등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는가하면 학원을 무대로 한 온라인게임도 나타났습니다. 서울 시내가 맵으로 등장하거나 고유 문화를 아이템으로 등장시키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한국 역사나 시대상을 반영한 온라인게임에는 ‘거상’과 ‘군주’ 가 대표적입니다. ‘거상’은 조선시대 경제를, 군주는 정치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을 개발한 인티즌 김태곤 이사는 PC게임 ‘임진록’ 시리즈를 꾸준히 만들면서 한국적 게임개발에 일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몬스터넷의 현대물 ‘이터널시티’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몬스터넷은는 명지대 사학과와 제휴까지 맺고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완벽한 한국 역사적 배경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게임 내에서는 일제 시대 강제 징용 열차를 멈추고 우리 동포를 구하는 식의 ‘민족적’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총 300만부 이상 팔린 만화책 열혈강호를 바탕으로 개발된 KRG소프트의 ‘열혈강호온라인’도 한국적 코믹 무협을 근간으로 했습니다.

아이닉스소프트가 개발한 ‘칼온라인’은 아예 ‘민족혼’을 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민커뮤니케이션의 ‘란온라인’이나 이소프넷의 ‘엔에이지’는 학원·도시 등 현대 한국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레이싱게임 ‘시티레이서’에서는 서울 주요 도시가 사실적으로 표현된 광활한 맵이 등장합니다.

◆2004년 4월 7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동아시아 수출상담회 개최

정부가 중국을 이을 해외수출시장 발굴에 본격 나설 계획입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우수 국산 온라인·모바일게임의 세계진출 기회를 넓히기 위해 오는 6월 21일부터 5일간 ‘2004년 동아시아 수출상담회’를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현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6월 21일 첫 일정으로 예정된 태국 방콕 설명회에는 갤럭시그룹, 뉴에라그룹 등 태국 현지 25개 게임유통사 및 개발사들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틀뒤 6월 23일 싱가포르 설명회에는 뉴에라그룹, 퍼시픽인터넷 등 25개의 게임관련 업체와 TIF벤처스, 인포콤인베스트먼츠 등 10개 투자사들까지 참가해 열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중국에 버금가는 게임 소비국으로 떠오른 대만의 타이베이 설명회는 6월 25일 열리며, 여기에는 한국에도 진출해있는 감마니아를 비롯해 소프트월드, 유날리스 등 30여개 업체와 대화창업투자, 부방창업투자 등 현지투자사들도 대거 참가 계획이 잡혀있습니다.

◆2004년 4월 9일: NHN, 중국 최대 온라인포털과 제휴

인터넷 포털 NHN이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 사이트 아워게임을 운영하는 '해홍'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합니다.

NHN 김범수 대표는 9일 "해홍의 지분 50%를 확보하기 위해 1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것"이라며 "현재 현금으로 700억원가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식을 어느 정도 섞을 것인지도 검토하는 단계" 라고 말했습니다. 본계약은 늦어도 6월 말까지 완료 될 전망입니다.

김 대표는 이어 합작 배경에 대해 "국내 온라인 게임의 최대 동시접속 수가 20 만명임을 감안할 때 1억4000만명의 회원과 60만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해홍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특히 경영전반을 NHN이 담당한다며 단순한 지분투자가 아님을 강조 했습니다. NHN은 이에 따라 해홍의 100% 자회사인 아워게임의 구주 50%를 매입하는데 약 1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이번 계약을 통해 NHN은 아워게임 운영을 위해 새 롭게 설립될 합작법인 아워게임 에셋(Ourgame Assets Ltd.)의 지분 50%를 확보하게 됩니다.

두 회사는 또 향후 각자의 게임 개발 기술 및 콘텐츠 운영 노하우 등을 공유하 는 등 상호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키로 하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새 게임을 중 국에서 공동 개발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한게임' 으로 불리는 아워게임은 지난 98년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4년 3월 말 기준으로 1억4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 사이트입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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