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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ON 5주년①] 엔씨 '아이온' 한국 게임사를 다시 쓰다

엔씨소프트 MMORPG '아이온'이 오는 11월 11일 5주년을 맞는다. 2008년 첫 서비스가 시작된 '아이온'은 4년 5개월 만에 1조 매출을 달성하며 문화 콘텐츠로서의 게임이 지닌 산업적 가치를 입증했다. '아이온'을 통해 게임산업의 미래가치와 잠재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AION 5주년①] 엔씨 '아이온' 한국 게임사를 다시 쓰다
[AION 5주년②] 아이온 매출, 영화 '도둑들' 10배↑ 소녀시대 11배↑
[AION 5주년③] 잘 만든 게임 하나 자동차 휴대폰 안 부럽다
[AION 5주년④] 아이온 성공비결은 끝없는 변화
[AION 5주년⑤] 다섯번째 생일잔치, 이벤트도 풍성

[AION 5주년①] 엔씨 '아이온' 한국 게임사를 다시 쓰다

엔씨소프트는 2004년 '아이온'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리니지'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었고 한해 먼저 론칭한 '리니지2'도 최고매출을 달성하는 등 회사로서는 탄탄대로를 달리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김택진 대표는 차세대 성장동력과 새로운 IP(지적재산권)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리니지' 시리즈와 완전히 구분되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만한 작품을 만들자고 직원들을 설득했다.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었다.

당시 한국 게임업체들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등장에 얼어붙고 있었다. 패키지 게임으로 세계를 석권한 블리자드가 한국이 최고라고 자부해 온 온라인 게임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였고, '와우'를 경험한 국내 개발자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상태였다.

엔씨소프트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리니지'와 '리니지2'로 성공을 거두긴 했으나, 해외에서의 입지는 좁았다. 2000년 초 E3를 연속 참가한 김택진 대표는 텅 빈 부스를 바라보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고 소회할 정도였다.

블리자드가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에 맞서, 엔씨소프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개발사로서의 자존심과 안방만은 사수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아이온'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우원식 현 CTO 주도로 현존하는 게임들 중 최고의 그래픽과 캐릭터를 꾸미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이용자와 게임환경이 상호반응 하는 그런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AION 5주년①] 엔씨 '아이온' 한국 게임사를 다시 쓰다

'와우'는 예상대로 국내 시장을 휩쓸었다. 패키지 시절부터 10년 넘게 쌓아둔 탄탄한 게임 히스토리가 온라인으로 그대로 살아났다. 와우의 등장은 '외산게임은 성공 못한다'는 그간의 믿음마저 깨 버렸고, 게임조작이나 시스템에 있어 표방해야 할 하나의 공식이 됐다.

'와우'를 중심으로 한국 MMORPG 시장은 빠르게 재편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우' 타도는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숙명이 됐다. 넥슨·웹젠·IMC게임즈가 '제라', 'SUN', '그라나도에스파다'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엔씨소프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와우'의 영향권 앞에서 오랜 시간 팬을 확보한 '리니지'는 괜찮았으나, '리니지2'는 흔들리고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에 천족과 마족이라는 대립구도를 기본으로, '와우' 이용자들의 습관이 된 스페이스바 누르기를 '비행'이라는 콘텐츠로 연결시켰다. 상황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오픈을 앞두고 열린 3차 비공개테스트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여기저기서 '아이온 오픈을 연기해야 한다'는 비관론이 흘러나왔다.

엔씨소프트는 2008년 11월 11일, 예정대로 '아이온'을 론칭했다. 정오나 오후를 기점으로 게임서버를 여는 방식에서 탈피해 새벽 6시 서버를 열었다. 김택진 대표가 전직원이 보는 앞에서 서비스 시작버튼을 눌렀다. 25대 서버가 빠르게 채워졌고 포화상태가 됐다. 오픈 6시간 만에 동시접속자수 10만 명을 기록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서버가 열리고 이용자 유입에 따라 그래프가 쭉쭉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했다"며, "3차 테스트 때까지만 해도 반응이 안 좋았고 '와우'가 여전히 건제한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던 터라 '아이온'의 성공적 런칭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아이온'은 승승장구했다. 넘을 수 없던 벽 같았던 '와우'를 제치고 160주 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4년 5개월 만에 누적매출 1조를 돌파하면서 '리니지'(9년), '리니지2'(7년) 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 숫자로 보는 ‘아이온’
PC방 연속 160주 1위
4년 5개월만에 누적매출 1조 달성
지난 5년간 아이온에 태어난 캐릭터 수: 15,853,634개
데바들의 총 플레이 타임: 186215억 (시간)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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