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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던전스트라이커' 팀장 인터뷰 "맞춤형 콘텐츠가 답"

올초 불어닥친 액션RPG의 바람이 거세다. 그리고 그 중심에 '던전스트라이커'가 있다. 지난 달 15일 공개서비스 돌입 이후 '던전스트라이커'의 인기는 그야말로 파죽지세. PC방 인기 순위도 6위까지 치솟았다. 올해 출시된 온라인게임 중 단연 최고 성적이다. 어떤 게임과도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한 출발이었다.

궁금했다. 마라톤을 쏙 빼닮은 것이 바로 온라인게임이다. '던전스트라이커'이라는 차세대 마라토너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내 게임 시장서 완주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듣기 위해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찾았다.

김태연 '던전스트라이커' 팀장 인터뷰 "맞춤형 콘텐츠가 답"
◇아이덴티티게임즈 김태연 기획팀장

◆악몽던전에 대한 지적, 통감한다

널찍한 회의실에 김태연 기획 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트북과 각종 기획서류도 함께였다. 그의 눈과 손은 바삐 움직였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앞둔 순간까지도 그는 기획 업무로 바빠보였다. 슬쩍 돌발 질문을 던져봤다. 만약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무슨 업무를 하고 있었겠냐고.

"(아이템)드롭율을 조정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아이템. RPG의 핵심 재미 요소이자 목적이다. 더불어 '던전스트라이커'의 현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단어이기도 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했던가. '던전스트라이커'의 지난 한달 성과를 물었다. 특히 부족한 점에 집중했다. 그는 당초 세운 계획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악몽 던전에 대해 쏟아지는 평가를 깊이 통감하고 있어요. 문제 개선을 위해 개발팀 모두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악몽던전. '던전스트라이커'의 이용자가 45레벨을 달성하면 입장할 수 있는 던전이다. 다수의 유용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악몽던전에만 목 메는 플레이에 상당수 이용자들이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 레벨은 계속 오르는데 사냥터는 그대로니 싫증이 날 법도 하다.

"돌이켜 생각하면 악몽던전의 도입이 너무 이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초 이용자들이 오랜 시간 악몽던전에 체류하며 플레이하길 바랬어요. 하지만 레벨은 올라가는데 아이템은 그대로니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개발팀은 현재 레벨에 적합한 아이템을 교체할 수 있도록 상위 던전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기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김 팀장은 개발진의 '마스터 플랜'이 의미가 없다는 말도 보탰다. 이용자의 니즈와 행동 패턴을 분석해 이들이 선호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던전스트라이커' 개발진은 이용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자 늘 노력하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던전스트라이커'에 선보인 신규 직업 '워록'은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다. '드레드노트', '워프리스트' 등 올 여름 선보일 신규 캐릭터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다. 최근에는 이용자 의견을 보다 전문적으로 입수하기 위한 커뮤니티 '용사단 연구소'까지 출범했다.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정확히 포착하는 것이 온라인게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발빠른 대응으로 이용자들에게 늘 새로운 콘텐츠를 안겨주는 것이 개발팀에게 내려진 숙제지요"

김태연 '던전스트라이커' 팀장 인터뷰 "맞춤형 콘텐츠가 답"

◆무거운 게임 원하지 않아

김태연 팀장은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던전스트라이커'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개발자 중 한 사람이다. 비단 기획팀장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초기 '던전스트라이커'의 기본 뼈대를 만든 개발자 중 한 사람이 바로 김태연 팀장이다.

김 팀장을 비롯한 10여명의 개발자는 빠르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RPG를 구상,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했다. 이은상 당시 아이덴티티게임즈 대표(현 NHN 한게임 대표)가 이를 눈여겨봤고 지난 2010년 이들은 이례적으로 아이덴티티게임즈에 팀 단위로 입사한다.

김 팀장은 지금의 '던전스트라이커'는 당초 기획 의도와 크게 변하지 않은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빠른 전투와 호쾌한 타격감. 그러면서도 조작이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게임을 만들자는 기본 뼈대는 여전히 '던전스트라이커'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남아 있다.

"'던전스트라이커'를 무거운 게임으로 만들고 싶진 않아요. 게임에 정기적으로 접속해야 하고 사냥 전 물약을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게임은 사실 굉장한 스트레스를 줍니다. '던전스트라이커'는 30분만 즐겨도 충분한 재미를 얻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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