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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홍보라는 이름만으로

A대표는 활동적입니다. 직원들과도 두루 친합니다. 특히 홍보담당과 친한 A대표는 불쑥불쑥 홍보실로 찾아와 그 자리에서 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곤 합니다. B대리가 지옥을 경험하게 된 그 날도, 여러 일상처럼 A대표가 홍보실을 찾은 날이었습니다.

A대표는 B대리에게 "토요일 뭐하냐?"고 물었고, B대리는 "아무일 없습니다"고 답했습니다. A대표는 "그럼 자전거나 타러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따스한 봄날, 경치 좋은 곳에서 자전거 타는 거,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천여명을 거느린 대표가 일개 사원에게 '자전거 타러 가자'고 말했는데,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A대표는 B대리의 자전거까지 손수 준비했습니다.

토요일이 됐고 약속장소를 확인한 B대리 깜짝 놀랍니다. '한강쯤에서 자전거 타겠지'라고 생각한 B대리의 예상과 달리 약속장소는 경기도 남양주시 운길산역입니다. 12시쯤 도착해보니, A대표를 포함한 동료들 8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 모습 뭔가 범상치 않습니다.

화창한 봄날, 그렇게 지옥레이스는 시작됐습니다. 운길산에서 출발한 일행은 장장 54km를 달려 춘천까지 갔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오르막을 오르내리는 사이 땀은 비 오듯 하고, 다리는 후들거립니다. 엉덩이는 깨지기 직전입니다. 처음 눈에 들어오던 아름다운 강물도, 산도, 나무도 이제 보이지도 않습니다.

한 시간 단위로 동료들은 저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니,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정도 거리는 아무것도 아닌 듯 여유롭게 나아갔다고 합니다. 중간중간 도토리묵도 등 간식을 챙겨 먹으며 힘들게 춘천까지 갔습니다. 춘천에 도착해 닭갈비를 먹고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 그렇게 죽음의 레이스에 동참한 B대리는 곧바로 쓰려져 주말 내내 누워만 있었다네요.

그래도 주말 경치 좋은 곳에서 A대표, 잘 모르던 개발자와 얘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낸 것이 B대리에겐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봄날, A대표와 자전거 타기를 제안하면 조심하십시오. 외형(?)과는 다르게 그는 자전거 마니아로 산악 자전거까지 즐긴 실력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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