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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베풀려다 골탕만 먹였네

삼일절이 막 지난 3월 첫 주 A과장은 점심미팅을 위해 삼성역을 찾았습니다. 약속 장소로 가던 A과장, 일본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모녀를 발견합니다. 두 사람은 지도를 들고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리고 있었습니다.

전날 술기운이 남았던 A과장, 평소에 안 하던 선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영어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습니다. 일본인 모녀, 당연 영어를 못합니다.

하지만 바디랭귀지는 세계 공통어 아닙니까? 일본어로 된 지도를 가리키는 모녀의 손짓에서 A과장 바로 ‘길찾기 미션’임을 파악합니다. 한자로 ‘삼성’이라 쓰여진 지도에는 매장 그림과 주소, 전화번호가 자그맣게 써져 있었습니다.

A과장은 스마트폰으로 일단 지도맵을 켰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인근에는 코엑스몰 외에는 이렇다 할 가계가 없다는 걸 파악합니다. A과장은 매장으로 전화를 겁니다. 상황을 한참 설명했는데,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말은 “잘못 거셨습니다”. A과장은 안내지도의 전화번호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립니다.

지도를 꼼꼼히 살펴보던 A과장, 홈페이지 주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빠른 LTE로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아이돌기획사 SM이 운영하는 앨범 및 액세서리 가계라는 걸 파악했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인 모녀, ‘소녀시대’ 팬입니다. 한류에 뿌듯해진 A과장은 ‘소시’에 대해 아는 척을 합니다. 물론 영어고 상대는 못 알아 듣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는 위치가 신사역으로 나와있습니다. A과장은 전화번호도 잘못된 것을 미뤄 해당 가계가 이사를 갔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손짓발짓으로 이를 설명하고 두 모녀를 친절히 지하철로 모십니다.

‘지하철에서 어디서 내려라’까지 알려준 A과장, 뿌듯한 마음에 약속장소로 향합니다. 관광객들이 찾는 지도에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관광청 홈페이지에 글이라도 올려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답니다.

약속장소에 미리 도착한 A과장, 호기심에 해당 매당 홈페이지를 유심히 살펴보다 깜짝 놀랍니다. 관광객에게 알려준 신사역 매장은 본점이며, 삼성동 코엑스에도 분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죠. A과장의 선행이 결과적으로 골탕만 먹인 꼴이 됐습니다.

A과장은 신중치 못했던 자신을 질책하며, ‘아리가또’를 연신 외쳤던 일본인 모녀를 종일 걱정했다고 합니다. 이상 ABC뉴스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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