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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휴대용 콘솔게임기 춘추전국시대 도래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게임보이어드밴스, 휴대용 콘솔 게임 시장 독점

[콘솔 타임머신] 휴대용 콘솔게임기 춘추전국시대 도래

◇게임보이어드밴스 초기 모델은 빛반사형 LCD 패널을 사용해 야외에서는 화면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각종 전자제품들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소형화가 가능해 지면서 휴대용 콘솔 게임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합니다. 이런 시기에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게임 업체는 역시 닌텐도 였습니다.

닌텐도는 '게임와치'와 '게임보이'로 휴대용 콘솔 게임 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 받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특히 '게임보이'의 인기작 '포켓몬스터'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 시장 독점 현상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때문에 닌텐도는 비교적 부진한 성과를 거두었던 거치형 콘솔 게임보다는 점차 사업 비중을 휴대용 게임기 시장으로 옮기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이에 따라 닌텐도는 2001년 3월 21일 기존의 게임보이 컬러를 진화시킨 '게임보이어드밴스'(Game Boy Advance, 이하 GBA)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GBA는 기존의 게임보이 컬러보다 성능이 향상된 32비트 연산 장치 ARM7 15 MIPS@16.8Mhz모델을 사용한 닌텐도의 2번째 32비트 게임기 였습니다.(첫 번째는 '버추얼보이', 거치형 콘솔은 64비트 연산 장치를 사용했다)

ARM 칩셋은 당시 고가형 사무 보조 기기였던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나 UMPC(Ultra Mobile Personal Computing, 노트북PC와 달리 성능 저하를 감안하고 휴대성을 극대화한 휴대용 PC)에 사용되던 고가의 제품으로, 닌텐도 GBA 출시 당시 거치형 콘솔 게임기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이라고 홍보 했습니다.(2세대 이전 기종인 슈퍼패미콤과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콘솔 타임머신] 휴대용 콘솔게임기 춘추전국시대 도래

◇게임보이어드밴스로는 특이한 게임이 지속적으로 발매되었다. 태양광센서를 이용한 '우리들의태양' 시리즈가 대표적(사진은 NDS용 최신작 우리들의태양DS 버전 커버 이미지)


GBA는 뛰어난 성능 뿐 만 아니라 닌텐도가 보유한 대작 게임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전세계 판매량 8151만대(www.vgchartz.com 기준)를 기록합니다. 이는 경쟁 기종인 반다이 '원더스완'과 '네오지오 포켓'의 전세계 판매량을 합친 130만대와 비교할 때 20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런 휴대용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의 강세는 닌텐도가 '버추얼보이'와 '게임큐브', '닌텐도64' 등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콘솔 시장 지배력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게임 강국 한국의 콘솔 게임 도전, 게임파크 'GP32'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게임 수출 증가와 e스포츠 산업 활성화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주목 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콘솔 게임 시장에서는 일본에 밀려 특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2001년 11월 게임파크는 'GP32'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출시합니다.

[콘솔 타임머신] 휴대용 콘솔게임기 춘추전국시대 도래

◇기기 콘셉트, 성능은 좋으나 플레이 할 게임이 없었다


'GP32'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과 'NDS'의 출시보다 한발 앞서 발매돼 전세계의 게임매니아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GP32'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동영상과 MP3 파일 재생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닌텐도 GBA보다 넓은 화면을 가진 액정은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로 분류되기에 충분한 성능을 자랑했었습니다.

'GP32'의 특징은 오픈 플랫폼 시장에 주목했다는 점입니다. 지금이야 iOS, 안드로이드 OS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사들이 제안한 오픈 마켓이 일반화 되어있지만, 2000년대 초기 오픈 플랫폼은 획기적인 정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무료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공개된 개발 툴은 수 많은 벤처 회사나 게임 개발을 꿈꾸던 학생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고, 전세계 게이머들은 게임파크의 오픈 플랫폼 정책에 열렬한 지지를 보냅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는 열성 마니아들을 통해 고전 게임이 'GP32' 용으로 개조되거나, 새로운 방식의 인디 게임들을 제작하는 등 인기를 끌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휴대용 콘솔게임기 춘추전국시대 도래

◇육성시뮬레이션 명작 '프린세스메이커2'가 이식되었지만 GP32를 살려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게임파크가 야심차게 발매한 'GP32'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한국 최초의 휴대용 콘솔' 이라는 타이틀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합니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던 게임파크의 지명도가 낮은 것과 콘솔 게임 불모지인 한국에서 제작된 게임기라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게임기의 판매량을 책임지는 대박 콘텐츠의 부족은 치명적인 약점일 수 밖에 없는데요. 이렇듯 여러 사정으로 서드 파티 확보에 실패한 'GP32'는 극심한 타이틀 부족에 시달리며 저가형 동영상 플레이어로서 더 인기를 끄는 등 비극적인 결과를 맞게 됩니다.

◆시대를 앞서간 노키아 '엔게이지'

한때 휴대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스마트폰 제조업체 노키아. 이런 노키아에서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부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던 노키아 '엔게이지(N Gage)가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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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유사한 콘셉트의 노키아 '엔게이지'


핀란드를 IT 강국으로 끌어올린 노키아는 자체 운영 체제인 '심비안'과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툴 킷(SDK)를 출시하는 등 문화 콘텐츠 산업을 통한 사업 분야를 다각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인 게임은 노키아가 주목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었습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2003년 10월 노키아는 '엔게이지'를 세계 시장에 출시합니다. '엔게이지'는 게임기와 휴대 전화기를 접목시킨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으로 인터넷 검색, 동영상과 MP3 재생, 멀티태스킹 지원 등 게임 기능을 중심으로 한 복합 IT 기기 기기였습니다. 노키아는 ‘엔게이지’를 통해 콘솔 게임 시장과 복합 IT 기기 시장 선점을 시도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엔게이지는’는 휴대용 게임기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20여개에 달하는버튼과 불편한 조작감, 애매한 기기 콘셉트, 부실한 소프트웨어 라인업이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엔게이지’는 휴대용 콘솔 게임기로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후 노키아의 휴대폰에 탑재되는 스마트폰용 OS ‘심비안’에서 화려하게 부활해 여러 파생 상품들을 탄생시켜 노키아의 휴대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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