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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열기 때문에…A기자 독일 경찰서를 찾다

‘법 없이도 산다’는 사람들에게는 경찰서가 낯설기만 합니다. 선한 인상의 A기자도 경찰서와 거리를 두고 살았습니다. 그랬던 A기자가 말도 낯선 독일의 경찰서를 홀로 찾았습니다. 그 먼 땅에서 왜 A기자는 경찰서를 찾았을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게임스컴 취재를 간 A기자는 14일 행사장이 개장하자 말자 북쪽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게임스컴은 세계 3대 게임쇼로 급성장한지라 각국의 취재열기가 뜨겁습니다. 주최측은 기자들을 배려해, 음료 및 음식 등을 제공하고 있고, 유료인 먹거리는 시중보다 아주 싸게 팝니다.

PC와 유무선 인터넷이 제공되고 업무에 지친 기자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기에 기자실 자리경쟁은 치열합니다. 전시장에 무선망이 갖춰져 있긴 하나 유선보다는 느릴 수 밖에 없고, 각종 기사와 사진을 올려야만 하는 기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기자실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올해 게임스컴은 한국이 동반개최국이 되면서 5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슈와 인터뷰 스케줄이 많아진 만큼 취재열기 또한 뜨거웠습니다. 게임스컴의 전신인 게임컨벤션 시절부터 매년 독일을 방문해 온 A기자는 낯선 취재열기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자신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압박이 들었습니다. 개막하자말자 기자실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고요.

게임스컴은 개막하는 첫 날(14일)은 미디어와 바이어를 위해 일반이 관람객을 받지 않습니다. 사람이 적기 때문에 신작 게임을 하거나 부스를 둘러보기 좋은데요, A기자도 기자실에 노트북을 놓고 행사장을 돌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데스크급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현장 구석구석을 도는 모습은 분명 전과 다른 모습이었고, 취재에 대한 뜨거운 열정마저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A기자의 취재열기는 1시간 만에 사그라졌습니다. 열심히 사진 찍고 돌아왔더니 노트북이 없어졌기 때문이죠! 차이나조이 같은 곳에서야 분실사고는 있지만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에서 도난 사건이라요. A기자는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A기자의 노트북은 신형 맥북에어로 200만원 정도하는 고가였습니다. 값을 떠나 밥줄인 노트북 없이 기사를 쓸 수 없기에 A기자는 쾰른메세 주최측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잘 모른다’는 답변을 들은 A기자는 혹시나 하고 쾰른 인근의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혹시나 마음 착한 ‘천사’가 노트북을 경찰서에 맡겼을까 하고요.

그런데 정말 ‘천사’는 있었나 봅니다. 경찰서에 노트북이 있지 뭡니까. 영어와 바디랭귀지로 대화하던 A기자는 경찰서에 있는 자신의 노트북을 발견하고 뛸 듯이 기뻤습니다. 게임스컴 자원봉사 하는 사람이 기자실에 노트북이 오래 방치돼 있으니 놔두고 간 줄 알고 경찰서에 맡겼다고 합니다. 경찰은 노트북 색깔과 기종을 물어보고는 순순히 돌려줬다고 하네요.

취재열기로 생겨난 해프닝이었지만, 전 더 의아한 게 A기자를 믿고 노트북 한번 안 켜보고 맥북에어를 돌려준 경찰이 더 신기합니다. 맥북에어 색깔은 회색으로 다 똑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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