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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반다이와 요코이 군페이의 마지막 게임기 '원더스완'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 요코이 군페이의 야심작 '원더스완'

십자키를 발명하고 현재 닌텐도의 개발 철학을 적립한 요코이 군페이. 요코이 군페이는 닌텐도 제직 시절 최악의 실수로 꼽히는 '버추얼보이'의 책임을 지고 닌텐도를 퇴사합니다. '게임&와치', 십자키 등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으며 하드웨어 개발 부문에서 명성을 쌓은 요코이 군페이는 닌텐도 퇴사 후 바로 반다이에 입사해 제 2의 게임 인생을 시작합니다.

[콘솔 타임머신] 반다이와 요코이 군페이의 마지막 게임기 '원더스완'

◇반다이의 휴대용 콘솔 게임기 '원더스완', 세이브 데이터 저장을 위해 별도의 수은 건전지를 필요로 했다.(좌측 상단)


반다이에 입사한 그는 4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진 이동키를 두 군대 설치한 '원더스완'을 제작에 돌합니다. '원더스완'만의 독자적인 버튼 배치는 게임을 가로 방향과 세로 방향으로 자유롭게 바꿔가며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처럼 말이지요.

또한 '원더스완'은 이용자의 생일, 이름, 혈액형 등의 개인 정보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여러가지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게임기에 내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능은 게이머의 생일을 기념해 이벤트를 발생시키거나, 게이머의 데이터가 게임상에 영향을 미치는 등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원더스완' 개발에 의욕적으로 참여했던 요코이 군페이는 1997년 10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마는데요. 요코이 군페이의 게임기에 대한 아이디어와 철학, 의지가 고스란히 ‘원더스완’은 이후 무사히 개발이 완료되어 1999년 게이머와 만나게 됩니다.

◆ '원더스완'의 약점, 흑백 디스플레이와 4버튼 이동키

'원더스완'은 4버튼 이동키 두 개를 장착했다는 특징 외에도 흑백 액정을 사용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흑백 액정은 게임기의 크기를 소규모화 시키는데 적합했고, 컬러 액정에 비해 싼 가격, 배터리 연속 사용 시간 연장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반다이는 이러한 장점을 살리기 위해 컬러 액정을 포기하고 흑백액정을 사용한 것입니다. 때문에 ‘원더스완’은 4800엔(약 5만 2000원)이라는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기종인 ‘게임보이 컬러’는 8900엔으로 판매되었다)


◇'게임보이 컬러'(좌측'는 십자키가 이어져 있지만 '원더스완'(우측)은 키가 독립되어 있어 사용시 통증을 유발했다.


하지만 반다이가 예상 했던 것 보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었는데요. 일반 소비자가 감당할 수 없었던 가격의 컬러 액정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차 생산 단가가 싸져 경쟁 기종인 닌텐도 '게임보이 컬러'의 판매를 촉진 시키는 기폭제가 됩니다. 이런 시장 상황 때문에 발매초기 독특한 인터페이스와 게임들로 선전한 '원더스완'이지만 컬러 액정을 채택한 '게임보이 컬러'를 꺽을 수는 없었습니다.

'원더스완'의 최대 특징이었던 이동키 역시 단점이 되고 맙니다. '원더스완'의 이동키는 게임에 따라 선택버튼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잘못된 입력을 줄이기 위해 단독으로 설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입력이 불편한 '원더스완'의 이동키는 당시 유행하던 대전 격투게임이나 액션 게임에 태생적으로 취약한 구조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원더스완'은 휴대용 게임으로서 가치가 높은 액션 게임과 대전 액션 장르에서 이슈를 만들지 못했고 '게임보이 컬러'와 경쟁에서 뒤처지게 됩니다.

◆ 원더스완 컬러, 약점은 극복했지만...

반다이는 '원더스완' 발매 1년 뒤 컬러 액정을 사용한 '원더스완 컬러'를 발매 합니다. ‘원더스완’의 판매량 부진은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 시키지 못했던 원인으로 흑백 액정 화면을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니와의 협업으로 인해 닌텐도와 사이가 나빠진 스퀘어가 반다이와 손잡으면서 화려한 라인업을 가지게 되는데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의 판매에 중요한 역활을 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사가' 시리즈의 리메이크 작들을 포함하게 된 것입니다.


◇'원더스완 컬러' 용 '파이널판타지'가 동봉된 한정판 패키지(사진 출처 : www.solarisjapan.com)


저가형 휴대용 게임기를 컨셉으로 잡은 '원더스완 컬러'는 가격 문제 때문에 가시성과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STN(Super-Twisted Nematic Display) 패널을 사용했습니다. STN 패널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휴대용 기기로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배터리 유지 시간을 위한 선택이기도 한데요. 따라서 '원더스완 컬러'는 '게임보이 컬러'보다 2100엔(약 2만 2000원)정도 싼 가격인 6800엔(약 7만 4000원)에 판매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원더스완'은 '게임보이 컬러'보다 늦게 발매됐다는 점과 게이머의 선호도에 밀려 고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STN 패널의 최대 약점인 반응속도 때문에 게임 화면에 잔상이 생기는 일이 발생해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 하기 힘들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원더스완 컬러’ 용으로 발매된 게임은 전 기종인 ‘원더스완’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는 경쟁 기종인 ‘게임보이’가 전작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후속기종인 ‘게임보이 컬러’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비교할 때 매우 큰 단점이었습니다.


◇'원더스완 컬러' 용 게임 '길티기어:페팃' 게임 화면. 휴대용 게임기로서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다


이런 약점를 보완하기 위해 반다이는 TFT 액정을 탑재한 '원더스완 크리스탈'을 이듬해 출시하지만, 소비자의 외면과 ‘게임보이’ 시리즈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조용히 철수를 선언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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