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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MS 'Xbox' 절반의 성공, 아시아벽 못넘다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시장 도전, 'Xbox'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번째 콘솔 게임기 'Xbox', 코드명 이었던 'Xbox'를 모델명으로 사용했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큰 축을 차지하고 있던 세가가 하드웨어 개발 포기를 선언해 시장은 소니와 닌텐도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PC 용 운영체제(OS) '윈도우' 시리즈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듯 'Xbox'를 2011년 11월 15일(미국 시간) 깜짝 출시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이전에도 PC 용 게임을 위해 게임 담당 부서가 존재 했었지만 콘솔 게임 시장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담당 부서는 'Xbox' 발매 이전 세가 '드림캐스트'에 기술 협력을 통해 콘솔 게임 시장에 참여 했지만 자사의 게임기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외활동은 PC 게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콘솔 게임기인 'Xbox'는 콘솔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를 목표로 개발된 게임기로 중앙연산장치(CPU)로 인텔의 팬티엄3 733Mhz CPU와 10GB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DVD 롬 드라이브와 랜 카드를 장착한 고성능 게임기였습니다.

'Xbox'의 가장 큰 특징이자 차별화된 부분은 그동안 가정용 PC에서 주로 사용되던 x86 계열의 CPU를 사용했다는 것 입니다. 기존 게임기들이 사용하던 CPU인 자일로그의 Z80 계열이나 ARM 계열 CPU와 달리 x86 계열 CPU는 개발자들에게 친숙한 개발 환경을 제공해 'Xbox'는 서구권 개발자들로 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됩니다.

[콘솔 타임머신] MS 'Xbox' 절반의 성공, 아시아벽 못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래픽 관련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인 '다이렉트X'. Xbox는 '다이렉트X'를 사용하는 기계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Xbox'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게임기 답게 운영체제도 '윈도우'(윈도우 2000버전을 개조해서 사용)를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Xbox'는 PC 게임 개발에 사용했던 '다이렉트X'와 물리엔진들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Xbox'는 랜(LAN) 방식의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해 게임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기존 모뎀(MODEM) 방식보다 빠른 온라인 대전이 가능한 시스템인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 이하 XBL)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콘솔 게임기인 'Xbox'는 전세계 판매량 2500만대를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출발을 기록합니다.

◆'Xbox' 아시아 시장 진출 실패... 원인은?

'Xbox'의 가장 큰 목표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를 앞지르는 것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게임 왕국인 일본을 공략하기 위해 TV광고와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Xbox'가 보유한 서드 파티 개발사들은 대부분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개발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다, 일본 진출을 위해 세가의 '크레이지택시', '젯셋라디오', '팬저드라군' 시리즈 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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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놀아라, 놀이는 미학이다" 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건 일본 Xbox 광고(영상 출처 : www.gen16.com)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본 게이머들이 항의한 'Xbox' 디스크 파손 현상(디스크 표면에 경미한 기스가 발생하는 문제. 게임 구동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익을 내는데 급급 기업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는데요. 서구권 게이머들은 일부 수집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게임 디스크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반면, 일본 게이머들은 대부분 게임 디스크를 소장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서구권 주거환경과 체형에 맞춘 거대한 게임기와 컨트롤러도 문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넓은 주거환경을 갖춘 서구권에서는 콘솔 게임기를 인테리어의 일종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해 한 번 설치한 뒤에는 따로 이동할 필요가 없지만,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주거 환경은 상대적으로 협소해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을때에는 게임기를 해체 보관하는데요. 이때 거대하고 무거운 게임기는 보관과 설치에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컨트롤러 역시 크고 무거워서 동양권의 성인 남성이 사용하기에도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기와 무계를 줄인 컨트롤러를 발매 했지만, 너무 늦은 발매 시기 때문에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됩니다.

[콘솔 타임머신] MS 'Xbox' 절반의 성공, 아시아벽 못넘다

◇Xbox의 거대한 컨트롤러를 비꼰 사진(사진 출처 : http://hdamazingpictures.blogspot.kr)


이러한 세 가지 문제점 때문에 'Xbox'는 아시아 지역에서 겨우 170만대(일본 판매량 50만대)라는 초라한 판매 성적을 남기게 됩니다.

◆절반의 성공, 서구형 게임기로 자리잡다

'Xbox'는 아시아 시장의 참패와는 반대로 서구권 시장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둡니다. 이는 'Xbox'의 독점 타이틀인 '헤일로' 시리즈를 앞세운 FPS 게임의 활약에 힘입은 성과인데요. 아시아 시장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은 'Xbox' 컨트롤러는 서구권에서 FPS 게임에 최적화된 컨트롤러로 주목 받으며 게임기의 인기를 높이는데 큰 역활을 합니다.


◇'헤일로'와 마스터치프가 없었다면 'Xbox 360'은 탄생하지 못했을 지도...


이에 발맞춰 불법복제 문제로 압박받던 PC 개발사들이 'Xbox' 진영에 대거 참여함으로써 서구권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들이 쏟아졌는데요. '다이렉트X'로 게임을 개발하던 PC 개발사들은 개발의 용이함과 불법 복제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었던(이후 MoD 칩이 개발되 의미를 잃었지만) 'Xbox'로 게임을 발매한 뒤 PC 버전을 발매하는 전략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최신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었던 게이머들은 앞 다투어 'Xbox'를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랜 방식의 네트워크 사용으로 온라인 플레이 중 음성 대화가 가능한 점도 'Xbox'의 성공에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온라인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면서 생성된 커뮤니티는 북미와 유럽에서 'Xbox' 열풍을 몰고오는 계기가 되어 이후 'Xbox 360'의 대성공의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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