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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세가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발 빠른 세가의 6세대 콘솔 '드림캐스트'

[콘솔 타임머신] 세가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세가의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세계 최초로 16비트 가정용 게임기를 발매한 세가. 세가는 뒤이어 5세대 32비트 경쟁에서도 '세가 새턴'으로 최초 발매를 기록함과 동시에 6세대 콘솔에서도 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합니다.

세가의 6번째 콘솔 게임기인 '드림캐스트'는 '새턴'이 소프트웨어와 3D 게임 열풍으로 처참한 패배를 인정한 1998년 등장합니다. 세가는 '새턴'의 패배를 3D 처리 능력의 열세에서 온 것이라고 판단, 아케이드 게임용 기판을 개조한 나오미 기판을 기반으로 '드림캐스트'를 만드는데요.

세가의 마지막 콘솔 게임기가 된 '드림캐스트'는 3D 처리 기능에 집중한 고사양 게임기로 세가가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2D 처리 능력에서도 발군의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비록 6세대 콘솔 게임기 중 처음 발매된 기기 였기 때문에 저장 장치에서는 그다지 고사양이라고 할 수 없는 16메가 바이트 메인 메모리와 그래픽 전용 메모리 8메가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픽 프로세서 PowerVR2 CLX의 텍스처 압축 기능을 활용해 최대 24메가 바이트의 3D 처리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닌텐도64'가 해외에서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인(물론 닌텐도라는 이름값도 있었지만) 4인용 컨트롤러 포트를 장착해 별도의 장치 없이도 4인용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는 해외 시장을 노린 조치로 북미와 유럽에서는 홈 파티에서 축구나 야구 같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플레이 가능한 스포츠 게임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드림캐스트'가 사용한 나오미 기판은 업소용 기판의 축소 버전으로 세가가 출시한 대부분의 아케이드 용 3D 게임을 별도의 제작 과정 없이 이식이 가능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세가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세가 '비주얼 메모리'(좌측)와 소니 '포켓스테이션'


마지막으로 특징으로는 '드림캐스트'의 게임 데이터 저장 장치 '비주얼 메모리'는 휴대용 게임기와 메모리 카드의 역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거치형 콘솔 게임과 휴대용 게임기의 데이터 교환을 가능하게 한 혁신적인 기능이었습니다. ('비주얼 메모리'의 컨셉은 이후 PS1의 '포켓스테이션'으로 계승되며, 일본에서 인기를 끈 '어디서나 함께' 시리즈에 활용됨)

◆세가-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제휴

'드림캐스트'를 이야기 할 때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세가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제휴 입니다. 세가는 '드림캐스트'를 타 기종 게임기와 차별화 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뎀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 했습니다.(게임기에 통합 된 모뎀은 드림캐스트가 최초)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드림캐스트'의 운영체제로 윈도우 CE 버전을 사용했는데요. 개발자 입장에서는 게임을 제작하기 위한 언어를 익힐 필요가 없어 고품질의 게임을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드림캐스트'는 전 기종인 '세가 새턴'보다 많은 서드 파티를 확보했는데, 이는 개발상의 편리함 때문이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손 꼽히고 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세가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드림캐스트 우측에는 윈도우 CE 로고가 새겨져 있다(사진 출처 : www.kotaku.com)


'드림캐스트'는 윈도우 CE와 세가 OS 2가지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개발사들은 게임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운영체제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정확히는 윈도우 CE가 커널 형태로 드림캐스트에 탑재되었다)

'드림캐스트' 발매 초기에는 게임 발매 리스트를 위해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윈도우 CE를 OS로 선택해 다이렉트X를 사용한 게임을 주로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개발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점차 세가 SDK(Software Develop Kit,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의 활용도가 올라가고, 게임의 품질이 좋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윈도우 CE의 사용 빈도는 점차 낮아집니다.

이후 서드 파티들은 PC 패키지 게임과 윈도우 CE 용 게임의 온라인 플레이 지원을 위해서만 윈도우 CE를 사용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윈도우 CE의 사용 빈도는 낮아졌는데요. 소문에 따르면 Xbox 런칭을 준비 중이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가 '드림캐스트'에 대한 지원을 중지하면서 윈도우 CE가 선택되지 않게 되었다고 하네요.

◆세가 '드림캐스트', 실패 원인은?

모뎀을 이용한 온라인 플레이 지원과 2가지 OS, 뛰어난 그래픽 처리 능력으로 무장한 '드림캐스트'는 불과 3년 만에 제작이 중단되는 처참한 기록을 남기게 되는데요. 등장 초기 15만대에 달하는 판매량과 '드림캐스트는 소니의 재앙'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승승장구 했던 '드림캐스트'는 왜 3년 만에 생산이 중지 됐을까요?




◇1999년 공개된 소니 차세대 기종(PS2) 기술 데모 영상. 물의 움직임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사람의 표정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사진 출처 : www.youtube.com)


많은 사람들이 '드림캐스트'의 실패는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발매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드림캐스트' 발매 2년 후인 2000년 3월 발매된 소니 PS2는 여러모로 드림캐스트와 비교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소니는 '드림캐스트'를 견제하기 위해 1999년 3월 전 기종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실시간 렌더링 속도와 3D 폴리곤 처리 수 등의 특징을 요약한 기술 데모에는 1500여명의 관계자가 몰리며 눈길을 끌었고, '대세'였던 PS1의 후속 기종에 대한 여러가지 소문을 고의 적으로 흘리면서 '드림캐스트'를 압박합니다. (소니가 경쟁 기종을 견제하기 위해 제품의 기밀을 유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후 '소니의 루머는 사실이다'라는 말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됨)

또한 콘솔 게임기 시장을 벗어나 시대적 흐름으로 보자면 '드림캐스트'의 실패는 PC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드림캐스트'가 발매된 1998년도는 인텔의 차세대 CPU 팬티엄4와 셀러론 등 저가형 고성능 CPU가 판매되면서 콘솔 게임 최대 시장이었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PC 게임이 붐을 이루기 시작했고, 저렴한 인터넷 전용선 이용 요금 때문에 PC의 활용도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보급율이 급속히 증가하던 시기였습니다.

때문에 고성능 PC를 기반으로 하는 PC 패키지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콘솔 게임 시장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 규모가 축소되었고, 결과적으로 '드림캐스트'의 판매량에 영향을 줄수 밖에 없었으니까요.(1999년도 당시 대한민국은 '스타크래프트'와 '레인보우6', '에이지오브엠파이어', '리니지', '어둠의전설' 등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한 PC 게임들이 급부상했다)

이외에도 킬러 타이틀의 부재는 '드림캐스트' 실패의 결정적 요소로 지목받는데요. 세가는 '드림캐스트' 초창기 아케이드 게임의 이식작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PS1의 대형 RPG 게임과 같은 초대작이 등장하지 않았고, 1999년 후반기 소니 PS2 견제를 위해 출시한 'D2'와 '바이오하자드:코드베로니카', '쉔무' 등이 별다른 판매 성과를 올리지 못 합니다.

[콘솔 타임머신] 세가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드림캐스트 용 대작 '쉔무', 일부 매니아 층에게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특히 '쉔무'는 미국-유럽 지역에서 인기 있는 오픈 월드 형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잇따른 출시일 연기, 70억엔(한화 77억원)에 달하는 제작비, 제작 컨셉의 변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저조한 판매 실적으로 세가를 압박하게 되고, 결국 세가의 하드웨어 산업을 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타이틀이 되고 맙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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