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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닌텐도64, 뒤 늦은 5세대 콘솔 전쟁 참전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닌텐도, 뒤 늦은 5세대 콘솔 시장 합류 '닌텐도64'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64, 뒤 늦은 5세대 콘솔 전쟁 참전

◇닌텐도의 5세대 콘솔 게임기 '닌텐도64'


슈퍼패미콤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닌텐도는 5세대 콘솔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1, 세가 새턴)시장에 마지막으로 제품을 출시하게 됩니다. 흔히 'N64'로 부르는 '닌텐도64'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PS1)과 세가 새턴보다 2년 늦은 1996년 6월 23일 일본서 첫 발매가 되는데요.

'닌텐도64'는 5세대 콘솔 게임기 시대 마지막을 장식하는 기기니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메인 CPU는 본격적인 64비트 제품인 RICS MIPS R4300 커스텀을 장창하고 메인 메모리는 4MB를 채용하는 등 최고급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닌텐도64'는 소니 PS1이 사용한 MIPS CPU의 최신 제품을 사용해 처리 속도면에서는 최상급의 실력을 뽐냈으며, 5세대 콘솔 게임기로 시작된 3D 게임 열풍에 발맞춰 안티앨리어싱(필요 해상도보다 높은 배수로 화면을 그린 뒤 화면을 줄여 출력하는 방식. 외곽선을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한 기술), Z버퍼(3D 폴리곤은 X축과 Y축 외에도 원근감과 깊이 표현을 위해 Z축을 사용한다. Z축의 값에 따라 원근감이 표현되는데 Z버퍼는 심도값의 정렬을 담당한다), 포그(하나의 레이어를 불투명하게 덫 씌우는 표현 방식. 안개와 같은 자연 현상을 표현하는데 사용) 등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64, 뒤 늦은 5세대 콘솔 전쟁 참전

◇심도(Z축)을 통해 원근감을 표현할 수 있다. 아래쪽 이미지는 심도값을 명도로 나타낸 결과(출처 : www.felixgers.de)


이는 보다 현실적인 3D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고 닌텐도는 이런 하드웨어 성능을 발판으로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해소하려 했습니다. 최초의 단일 64비트 CPU사용, 3D 표현 성능 향상, 대용량 메모리 등으로 무장한 '닌텐도64'는 여러 매체에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는데요.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평작 수준을 기록합니다. '닌텐도64'는 일본 판매량 550여만대를 포함한 판매량 3293만대를 기록하는데요. 이는 소니 PS1이 기록한 1억 4만여개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입니다.(세가 새턴은 882만여대가 팔렸다)

◆최신형 콘솔 게임기 '닌텐도64', 구시대적 개발 컨셉으로 난항

앞서 설명한 것 처럼 '닌텐도64'는 소니의 첫 콘솔 게임기 PS1에 밀려 게임 시장에 대한 장악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최신형 콘솔 게임기가 가져야할 '진화'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64, 뒤 늦은 5세대 콘솔 전쟁 참전

◇닌텐도64 용 롬팩 '슈퍼마리오64'


닌텐도는 '닌텐도64'의 게임 유통 플래폼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롬팩 방식을 고집했는데요. 롬팩은 PS1이 채택한 광디스크(Optical Disk)보다 생산단가가 높아, 필연적으로 판매 단가가 비쌀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5000엔(한화 7만원)대 게임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은 '닌텐도64'의 1만엔(약 14만원)대의 게임에 선듯 손이 나가질 않았다는 것이지요.

또한 초고성능이라는 수식어가 달린 '닌텐도64'에는 플래폼과 성능 때문에 발생한 몇 가지 단점도 존재했는데요. 우선 롬팩이라는 플래폼을 살펴보면 1990년대 중반에는 고밀도 집적 회로의 발달로 예전보다 대용량의 반도체를 롬팩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닌텐도64' 용 롬팩의 최대 용량은 64~200MB 대로 제한적이었는데요.

'닌텐도64' 용 롬팩은 PS1이 사용한 CD가 한 장에 650MB(실제로 사용된느 부분은 더 적다)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2~3개의 CD로 게임을 분활 하는 것이 가능했던데 반해 저장 용량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닌텐도64'가 사용한 롬팩도 필요에 따라 교환을 할 수 는 있지만, 외부 메모리에 도움 없이는 사용자가 게임을 플레이 한 데이터를 전달 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64, 뒤 늦은 5세대 콘솔 전쟁 참전

◇PS1의 게임 디스크는 공CD와 CD-RW만 있으면 쉽게 만들수 있다. 사진은 PC용 CD-RW 드라이브


또한 PS1이나 세가 새턴과 같이 게임을 나누어서 2~3개의 매체로 나누어 발매한다고 해도, 롬팩의 생산 단가는 CD와는 차원이 달라 업체와 소비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의 차원이 달랐습니다.(CD의 생산단가는 250엔 이하로 롬팩에 비해 십분의 일 수준)

즉, 롬팩의 한계로 인해 '닌텐도64'는 대용량 게임을 출시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이 문제는 게임의 용량을 줄이기 위해 3D 게임의 품질과 직결되는 텍스쳐(Texture, 3D 프레임에 입혀지는 이미지, 사람의 피부와 유사하다)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해결 되었지만, 이미 PS1을 통해 고품질 3D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포그나 안티엘리어싱과 같은(지금은 일반화 되었지만) 당시로서는 최첨단인 고급 3D 처리 기능들 때문에 1초당 연산 가능한 폴리곤의 수는 10만여개로 PS1의 30만 폴리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는데요. 때문에 '닌텐도64'의 3D 게임은 PS1에 비해 화면이 끊기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캐릭터의 표현력 역시 약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게 됩니다.

◆닌텐도의 롬팩 사랑, 이유는?

그렇다면 닌텐도가 최신형 콘솔 게임기에 롬팩을 고집한 이유가 궁금해 질 수 밖에 없는데요. 앞뒤 정황과 더불어 이유를 분석해 보면 크게 세 가지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롬팩의 생산 단가입니다. 롬팩의 생산 단가는 CD에 비해 고가일 수 밖에 없고, 이는 닌텐도 게임기 용 소프트웨어 유통을 독점하고 있었던 닌텐도의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즉, 수익율이 높은 롬팩으로 게임을 판매하면 닌텐도가 얻는 이익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닌텐도의 시장 지배 구조 유지를 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와 복사용 드라이브(Re-Writeable Drive) 장치만 소유하고 있다면 복사가 가능한 CD와는 달리 롬팩은 일정한 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복사가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닌텐도 게임기 용 게임이 롬팩을 기반으로 판매된다면 닌텐도는 게임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모든 단계를 지배하는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콘솔 타임머신] 닌텐도64, 뒤 늦은 5세대 콘솔 전쟁 참전

◇고에이는 '닌텐도64' 개발 서드 파티들은 절대로 닌텐도가 만든 게임의 품질을 따라기지 못한다고 밝혔다. 닌텐도가 의도적으로 개발툴의 기능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세 번째 이유는 개발 기술 보호입니다. 일반적으로 콘솔 게임기는 개발비용보다 싸게 판매하고, 소프트웨어를 판매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때문에 콘솔 게임기 개발사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개발사(서드파티)들에게 제작 가이드와 제작 기술, 개발툴킷을 제공해 고품질의 게임을 제작해야 할 의무를 띄게 됩니다.

하지만 닌텐도는 게임 제작에 대한 노하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체 중 하나였고, 개발툴에 포함된 '닌텐도64'를 사용하는 고급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당시 고에몽64를 제작 중이던 개발사 코에이서 이런 의문을 제기했다)

위와 같은 닌텐도는 고급 개발 기술의 유출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롬팩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CD(게임 데이터를 컴퓨터로 데이터를 복사한 뒤, 리버스엔지니어링이나 언패키징 기술 등으로 개발 코드를 분석할 수 있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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