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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콘솔 게임기, 집에서 벗어나 야외로 진출(2)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닌텐도, 진정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개막 선포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도 닌텐도는 '게임앤와치'와 '패미콤'(FC)의 성공으로 게임 시장에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지금의 닌텐도를 있게한 게임기로는 '패미컴'뿐만 아니라 게임보이(GameBoy, GB)도 큰 역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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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막은 게임보이가 막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닌텐도는 '게임&와치'의 성공으로 카트리지 교환식 휴대용 게임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게임&와치'를 개발한 요코이 군페이를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결과로 1989년 4월 21일 '게임보이'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게임보이'는 계산기에 사용되던 액정화면을 개량한 STN 흑백 액정(단편광판식반사액정. 정면의 빛을 반사해 화면을 표시하는 방식)을 사용해 제작됐는데요.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최첨단을 달리는 액정이었지만 지금 보면 시야각도 낮을뿐더러 빛의 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초기 반응은 썩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신기한 물건이 아니지만 1990년도 당시에는 휴대용 게임기는 부의 상징이었는데요. 한국에서는 일본과의 무역 단절 때문에 보따리 상인들에게 추가 금액을 내고 구입해야 하는 사치품이었고, 일본에서는 휴대용 게임기를 아주 비싼 장난감으로 치부했으니까요.

'게임보이'는 발매 초기에는 '휴대용 패미콤'이란 별명으로 불렸지만 비싼 가격과 부모들의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크게 성공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게임보이'는 닌텐도 특유의 철저한 AS와 다양한 게임, 후속 기종의 끊임없는 개발로 전세계 판매량 1억 2000만개(게임보이, 게임보이컬러)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울정도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렇다면 '게임보이'는 어떻게 해서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이런 성공을 거뒀을까요?

◆아이들이 사용해야 하는 물건은 튼튼해야 한다는 닌텐도의 철학

닌텐도는 카드 게임, 보드 게임을 비롯해 아동용 완구사업까지 장난감 사업의 대부분을 시도한 기업입니다. 지금의 게임회사 '닌텐도'의 이미지는 1990년대 초-중반 이후 생겨난 것이지요.

이런 성장과정을 가진 닌텐도는 많은 경영 철학 중 특이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제품은 튼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우스개 소리로 노키아 휴대폰을 탱크에 비유하는 놀이 문화가 미국에서 유행중인데요. 닌텐도 '게임보이'만큼은 탱크에 비유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내구도를 자랑합니다.


◇걸프전 참전 용사 '게임보이', 미국 뉴욕의 닌텐도 직영 매장에 전시돼 있다


이런 닌텐도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있었는데요. 1990년 걸프 전쟁 당시 한 미국 군인을 파병길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게임보이'를 소지한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병사는 게임보이를 막사에 잠시 두고 작전을 수행하러 간사이, 막사가 포격을 당해 불타 올라 버렸고 아무것도 회수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회손과 화제가 뒤 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화재가 진압되고 정리를 하는 도중 눈에 띄는 한 물체가 있었는데요. 바로 극심한 화염 속에서 겉면이 녹아버린 '게임보이'였는데요. '게임보이'를 발견한 병사는 게임기를 작동시켰고, 결과는 놀랍게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하네요.

일본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게임보이' 소프트웨어 팩을 불태우거나 기름에 튀겨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즉, 튼튼하고 휴대성이 좋은 장난감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된 것입니다.

이런 닌텐도의 튼튼함을 강조한 제품 개발은 사실 '게임앤와치'가 큰 역활을 했습니다. 닌텐도의 히트 상품인 '게임앤와치'는 기술 부족으로 불량률과 파손율이 높았던 액정화면, 작고 가벼운 기기의 특징때문에 빈번히 벌어지는 낙하사고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후처리 발생 건수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즉 휴대용 게임기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 AS)때문에 크게 깎여 나갔기 때문에 제품을 튼튼하게 만들게 된 것입니다.

◆10년간 왕좌를 지킨 '게임보이', 원동력은 '게임 캐릭터'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튼튼함 만으로 10년여에 가까운 세월간 독점 지배할 수 있는 만만한 시장은 아닙니다. 닌텐도 '게임보이'는 제품이 판매되는 중간에도 끊임없는 혁신과 주변기기 판매, 신기종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요구(Needs)에 맞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인기를 지켜나갈 수 있었는데요.

닌텐도 '게임보이' 게임은 유선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이 1994년 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등장 초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통신 기능은 하나의 게임을 만남으로써 크게 도약하게 됐는데요. 바로 '포켓몬스터' 시리즈 입니다.

'포켓몬스터'시리즈는 닌텐도의 협력사인 게임프리크가 개발한 게임으로, 게임프리크 사장인 타지리 사토시의 6년여간의 투자와 개발로 이루어진 명품 게임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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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문화 콘텐츠 사업의 아이콘이 되는 사례를 보여준 포켓몬스터


'포켓몬스터'는 '게임보이'의 통신기능을 활용해 게이머가 소유한 포켓몬스터를 친구와 공유할 수 있어 10대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특히 '슈퍼패미콤'(SFC)로 인해 게이머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 시기에 발매됐음에도, '게임보이'를 꼭 사야 하는 게임기로 인식시킨 이유가 돼 버렸습니다.

아직도 일부 북미-유럽 게이머는 게임보이를 '포켓몬스터' 전용 기기로 알고 있다고 하니 이 게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데요. '포켓몬스터'로 인해 '게임보이'는 닌텐도 게임기의 특징인 '게임 캐릭터'가 판매량을 좌우한다는 것을 한층 더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됩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닌텐도의 마스코트 격인 '마리오'가 '게임보이'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

◆아타리, 휴대용 게임기로 게임 시장 재도전... 하지만

한때 게임 시장의 지배자였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게임때문에 몰락한 아타리도 1989년 휴대용 게임기 사업을 시작합니다. 아타리는 '아타리2600'이후 벌어진 아타리 쇼크로 인해 출시하는 게임기마다 실패를 맛봐야 했는데요.게임 시장의 왕좌를 되찾기 위해 아타리가 선택한 것이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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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리 링크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게임기 중 하나다


아타리 왕좌 탈환작전의 시작으로 1989년도에 출시된 '아타리 링크스'는 세계 최초의 컬러 휴대용 게임기 였습니다. '아타리 링크스'의 특징은 컬러 액정 화면 채택 이외에도 'PC엔진'의 휴카드와 유사한 카드형 롬 방식 채택, 액정화면의 상하 반전(왼손 잡이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타리는 아타리 쇼크의 부정적인 인식과 휴대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본체 크기와 무게, 히트 게임의 부족으로 빠르게 기억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특히 동 시대에 발매된 '게임보이'에 비해 적은 게임의 숫자 까지 밀리면서 아타리의 자존심의 치명타를 날려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철수를 선택하게 되는 시발점이 돼버리고 맙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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