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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타임머신] 콘솔 게임기, 집에서 벗어나 야외로 진출(1)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휴대용 콘솔 게임기의 시작. '풋볼'

게임은 기술의 진보와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콘솔 게임기가 아타리 2600을 시작으로 가정에 새로운 가전 제품으로 인식이 될 무렵, 미국의 학부모들은 게임에 대한 하나의 평가를 내렸습니다. 게임과 함께라면 아이들이 얌전해 진다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가족 소풍이나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집에서는 밖에서도 아이들을 얌전하고 안전하게 붙잡아 둘 수 있는 콘텐츠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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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텔 일로트로닉스의 풋볼 게임(좌측)과 콜레코의 쿼터백 게임(우측)


이런 고객의 욕구에 맞춰 개발된 최초의 휴대용 콘솔 게임기는 미국의 인기 스포츠 아메리칸풋볼(이하 미식축구)의 인기를 등에 업은 1977년 작 마텔 '풋볼'입니다. '풋볼'은 현대의 기준으로는 대용 콘솔 게임기로 분류하기에는 낮은 수준의 제품이지만 당시로서는 게임기 시장의 초창기 였고, 간단한 입력으로 도출된 결과를 전기로 화면에 표시한다는 점에서 '풋볼'을 최초의 휴대용 콘솔 게임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마텔 '풋볼'의 단순한 화면에 표현되는 미식 축구 경기에 아이들은 매료되었고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야외 활동(아웃도어)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영토가 넓은 이유로 이동 수단인 자동차가 발전한 것은 상식인데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자동차 이동을 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하기 위해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풋볼'을 구매한 것이 휴대용 게임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텔은 '풋볼'의 인기에 이외에도 야구 게임 '베이스볼', '미사일어택' 등을 발매해 장난감 시장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완구 산업 경쟁사인 콜레코는 '풋볼'을 발전시킨 '쿼터백'(Electronic Quarterback)이란 게임기로 도전장을 내밉니다. 콘솔 타임머신 초창기에도 설명드린 적이 있는 이 경쟁은 콜레코가 '쿼터백'을 300만대 이상 판매함으로써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성공 가능성과 함께, 이어질 콘솔 게임 역사에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게임은 아이디어? 제품이 좋아야 성공한다!

마텔과 콜레코의 경쟁은 결과적으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무수히 많은 업체들이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도전했지만 저조한 성과로 빠른 속도로 잊혀져 갔는데요. 휴대용 게임기의 카트리지 교환이라는 획기적인(당시로서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던 완구 업체 밀튼 브래들리(Milton Bradley)도 그 중 하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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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의 꼬리를 연타해 더 많은 식량을 획득하는 게임 '배고픈하마'


밀튼 브래들리는 비디오 게임보다 '배고픈하마'(Hungry Hungry Hippos)라는 장난감으로 더 유명한 완구 업체 입니다. 1979년 밀튼 브래들리는 마텔과 콜레코의 경쟁에 끼어들기 위해 카트리지 교환식 휴대용 콘솔 게임기라는 아이디어로 승부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기술로서는 휴대성과 내구성 등에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됩니다.

밀튼 브래들리가 출시한 '마이크로비전'(Microvision)의 문제점은 TV의 30분의 1 수준인 가로세로 16픽셀이라는 작은 화면으로 개발 가능한 게임은 극소수라는 점과 초기 LCD(Liquid Control Display)의 문제점이었던 내구성은 잦은 고장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손 꼽혔습니다. 게다가 휴대용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 카트리지는 약간의 정전기에도 데이터가 파괴되는 등 수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게임의 품질이 떨어지는 '마이크로비전'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식으로 매도되고 맙니다. 이 후 밀튼 브래들리가 시도한 카트리지 교환식 휴대용 게임기의 아이디어는 10년 후 집접회로의 발달과 닌텐도의 철학이 만난 게임보이가 출시되면서 빛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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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튼 브래들리가 출시한 마이크로비전. 블록버스터(알카로이드) 이외에는 주목받지 못한 비운의 게임기


◆1세대 휴대용 콘솔, 게임&와치와 닌텐도

아타리 쇼크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의 게임 시장이 컴퓨터 중심으로 옮겨지면서 가정용 콘솔의 왕국이라는 명칭은 일본이 독차지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사가 닌텐도 인데요. 닌텐도는 가정용 콘솔 뿐만 아니라 휴대용 콘솔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콘솔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오릅니다.

앞서 설명 드렸듯이 닌텐도의 설계 철학은 아동용 완구를 중심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즉 완구와 같이 게임기도 저연령층이 사용하기 때문에 튼튼하고 간단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닌텐도는 1980년부터 '게임&왓치' 시리즈를 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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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키가 사용된 게임&와치 시리즈 게임 '동킹콩'. 닌텐도 DS의 할아버지 급에 속하는 게임기다


버튼 2~3개로 조종하는 단순한 조작을 가지고있는 '게임&와치' 시리즈는 쏟아지는 적을 향해 대포를 발사하거나 과일을 안전하게 받는 등 아주 간단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담고 있었습니다.

'게임&와치'의 개발을 담당하던 요코이 군페이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을 위해 개발한 이 게임기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게임회사 닌텐도를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요코이 군페이는 '게임&와치'를 직장인의 정장 포켓에 딱 맞는 사이즈와 지하철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눌리게 될 때를 대비해 튼튼하게 설계했는데요. 이때 액정 부분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아래로 액정 화면이 달린 게임기도 만들게 되는데, 후에 이 아이디어는 닌텐도 DS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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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DS용 게임&와치 합본 팩. 판매되는 상품은 아니고 멤버쉽 서비스인 클럽닌텐도의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즉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그림에 떡


1980년 처음 등장한 '게임&와치'는 이후 91년 까지 여러 시리즈로 발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이때 동킹콩을 위한 콘트롤러를 새롭게 디자인 하던 중 콘솔 게임계 최고의 발견인 십자키가 탄생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와치'로 등장한 게임들 중 '동킹콩', '마리오형제', '벌룬파이트' 등은 패미콤으로 이식되어 닌텐도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겠네요.

지금까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생성과 초기에 해당하는 휴대용 게임기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게임보이로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흐룸(New Wave) 휴대용 콘솔 게임기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다뤄보겠습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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