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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명텐도는 없다

[데일리게임 이원희 기자]

[[img1 ]] 게임파크홀딩스가 휴대용 게임기 신기종 '카누'를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명텐도' 발언 이후 게임파크홀딩스가 '명텐도' 선두주자로 거론되면서 '카누'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파크홀딩스와 '카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지만 막상 '카누'를 접하고 나니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턱없이 부족한 전용 타이틀과 떨어지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여전한 상황에서 하드웨어 스펙과 이름만 바뀐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3.5인치 LCD 액정에 MP3와 동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카누'의 스펙은 이전 기종인 '위즈'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액정의 경우 '위즈'에서 AMOLED를 채택했으나 '카누'에서 LCD로 스펙이 다운그레이드됐다.

ARM9 계열의 533Mhz CPU는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된 1Ghz 모바일 CPU에 비해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휴대용 게임기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3D 구동을 비롯한 게임 성능이 스마트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기기가 바로 '카누'다.

'카누'가 에뮬레이션 게임을 즐기기 좋은 게임기라는 사실만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있기에 게임파크홀딩스와 전신인 게임파크가 'GP32'를 시작으로 '카누'까지의 휴대용 게임기 라인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 전용 게임이 나오지 않아도,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져도 오락실 고전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카누'를 선택할 이용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부분에서 '명텐도' 선두주자인 '카누'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진다. 일반 이용자들이 에뮬레이션 게임을 대부분 불법 복제를 통해 확보하기 때문이다. 1GB 짜리 압축파일 하나면 수백개의 게임을 복제할 수 있다. 합법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에뮬레이션 게임을 구입하는 이용자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누'는 결국 이용자들의 불법 복제 행위가 없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게임기라는 이야기다. 게임파크홀딩스는 '카누'를 홍보하며 에뮬레이션 기능을 완벽히 지원한다는 문구를 사용해 이용자들에게 에뮬레이션 게임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카누'가 보급될수록 불법 복제 게임 이용자들만 늘어나는 셈이다.

게임파크홀딩스가 '카누'처럼 에뮬레이션 의존도가 높은 이름뿐인 휴대용 게임기를 계속 내놓는다면 닌텐도 DS에 필적할 국산 게임기를 만날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 분명하다. 단지 '명텐도'라는 허울뿐인 명목 아래 과대포장된 장난감만이 존재할 뿐이다.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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