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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스타2 출시를 바라보며…

[[img1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블리자드가 신작 '스타크래프트2'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2'는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지적재산권 분쟁, 불법 건물 래핑광고, 등급관련 이슈, PC방 요금제로 인한 PC방협회와의 마찰 등 블리자드와 한국 시장과의 불협화음을 끊임없이 양산하고 있다. 그래도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된다는 사실은 가슴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작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했을때 중학생이었던 소년은 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그 후속작을 취재하는 기자가 됐다. 당시 IMF와 맞물려 명예퇴직을 한 직장인들이 앞다퉈 PC방 사업에 뛰어들었고 유통을 담당한 한빛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 하나로 단숨에 메이저급 게임업체가 됐다.

대한민국은 사실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변했다. 게이머들은 테란, 저그, 프로토스라는 세 종족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친구들과 짝을 이뤄 게임을 즐기는데 여념이 없었다. 대학생, 직장인들이 짬을 내서 즐기는 여가 문화였던 당구가 홀대받고 대체 문화로 '스타크래프트'가 선택됐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기업들의 스폰을 받는 프로게임단이 창설됐고 '스타크래프트'만 잘해도 억대 연봉을 받는 세상도 열렷다.

'스타크래프트2'를 바라보며 누구나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스타크래프트2'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다.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을 변화시킨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지만 과연 게임 그자체만으로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문화가 될 수 있었을까.

지금의 '스타크래프트'는 블리자드의 노력도 있었지만 PC방을 차렸던 사업자들, 당구 대신 '스타크래프트'를 택했던 사용자, 게임을 중계하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했던 방송사, 엄청난 연습량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낸 프로게이머, 프로게이머들을 후원했던 기업 등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인 결과다.

e스포츠라는 단어를 만들고 e스포츠를 하나의 스포츠 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았던 결과라는 이야기다.

아쉽게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를 출시하면서 전작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줬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배척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PC방 사업자들과도 마찰을 일으키고 있고 e스포츠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이 시작된지 오래됐지만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2'가 얼마나 재미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스타크래프트2'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스타크래프트'는 이제 이름만으로 많은 사람을 설레게 하고 과거의 추억을 꺼내볼 수 있게 만드는 파괴력까지 갖췄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후속작이 공개될 때에 지금처럼 관심과 사랑을 받고, 기자도 그 한 가운데에 서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블리자드가 이제 갈등과 반목을 부추키기보다 현명한 해답을 내놓을 때가 됐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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