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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라이선스 불감증

[데일리게임 이원희 기자]

[[img1 ]]지난해 박지성과 정대세가 출연했던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가 도중에 중단됐다. 사상 최초의 남북한 월드컵 동반 진출을 다룬 감동적인 내용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라이선스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동아제약은 제일기획을 통해 박지성과 정대세의 월드컵 최종예선 활약 모습과 인터뷰 장면을 교차 편집해 CF를 제작, 공중파에 방영했다. 제일기획은 박지성과 정대세에게 모델료를 지급한 것은 물론이고 해당 장면을 중계한 방송사에게 중계권료까지 지급했다. 제일기획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월드컵 최종예선을 주관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도 로열티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기획과 동아제약은 라이선스 문제로 광고 방송을 조기 중단해야 했다. 한국 국가대표팀을 관할하는 주체인 대한축구협회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박지성 유니폼에 새겨진 축구협회 문양을 삭제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협회가 법원을 통해 광고 중단 가처분신청을 내자 동아제약과 제일기획은 법원 결정이 나기 전에 문제가 된 광고를 교체했다.

같은 분쟁이 게임업계에서도 벌어졌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슬러거' 국가대표 이벤트를 진행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9에 참가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 봉중근, 김태균, 이대호, 윤석민, 정현욱의 이미지를 사용했고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미지를 교체하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선수협과의 계약을 통해 KBO 현역 선수들의 초상 사용권을 갖고 있고 선수협을 통한 문의 결과 국가대표 이미지를 이벤트에 사용해도 된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사진의 경우 촬영한 스포츠 매체를 통해 정식으로 구입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네오위즈게임즈는 국가대표 선발과 대표팀 운영을 주관하는 KBO와는 어떠한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 또한 WBC 주최측과도 라이선스 계약은 물론이고 WBC 로고가 들어간 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네오위즈게임즈 담당자들의 태도다. 네오위즈게임즈측은 선수협의 허가만으로 국가대표 선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문의에 대해 "국가대표 유니폼에 대해서도 선수협에 확인한 결과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받았다"며 "선수협이 국가대표 유니폼의 사용권리를 어떻게 취득했는지 부분은 저희가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선수협에 문의해야 할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마치 선수협이 허가하기만 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다.

네오위즈게임즈는 WBC 라이선스 관련해서는 "WBC측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때 가서 대응하겠다"는 무책임한 대답을 내놨다.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쓰고 문제가 되면 고치겠다는 무대포식 대응이다.

야구게임 서비스사들은 이미 KBO 은퇴 선수 실명 무단 사용으로 인해 송사에 휘말리며 게임업계 이미지를 실추시킨 바 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이같은 행보가 이어진다면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어보인다.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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