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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규모를 더 키우자

[[img1 ]]주요 게임 업체들의 2009년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많은 기업들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상위 5개사 매출합계만 2조 5000억원에 육박하고 넥슨은 연매출 1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게임강국 코리아'라는 말이 절로 나올법 하다.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아쉽게도 이번 실적 발표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일례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난해 매출은 5조4000억원에 이르고, 그 중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로만 1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단일 게임으로 국내 어떤 기업보다 한참 앞선 매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사실 '와우'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명제일 뿐이다. 잘 기획된 대규모의 투자로 세계 시장을 두드려야 한다.

'와우'는 첫 등장할 당시 기획과 컨셉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천문학 적인 숫자의 개발비로 국내 관련 업체들의 입을 떡벌어지게 만들었다. 참신한 아이디어에 더해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투입된 자본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 지 보여준 것이다.

당시만해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대작'이라고 하면 100억원 안팎으로 투자한 게임이었지만 그 때 '와우'는 수백억원의 개발비를 쏟아부어 제작됐다. 국내 온라인 게임에서는 드물었던 '시나리오'와 '퀘스트'에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집중 투자한 결과 '와우'는 전세계 온라인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렸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닌텐도 역시 게임기 개발에만 2000억원 이상을 쏟아 붓고, 연구비로 매년 몇 백억씩 사용한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규모'가 뒷받침돼야만 한다. 좋은 게임, 파괴력있는 콘텐츠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거대한 자본이 투입돼야 탄생할 수 있다. 비근한 예는 게임 산업 말고도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일본, 대만 업체의 맹추격을 그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한국 독과점 시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규모의 경제에서 일단 승자가 돼야 한다. 이미 적지 않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세계시장을 겨냥한 적극적인 투자가 병행된다면 조만간 진정한 '온라인 게임 종주국=한국'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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