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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다시 내실을 기할때

[[img2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0년 벽두 지식인 216명이 새해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강구연월(康衢煙月)'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강구연월은 '번화한 거리에 달빛이 연기에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을 나타낸 말로 태평성대의 풍요로운 풍경을 묘사할 때 쓰입니다. 2010년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와 염원을 고스란히 담은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분열과 갈등, 위기와 고난의 연속이었던 2009년과 달라지기를 바라는 뜻으로 읽어도 무방하겠지요.

2010년 게임산업에 기대할 만한 사자성어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는 작은 바람이나마 올 한해 게임업계가 '외허내실(外虛內實)'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비어 보여도 속으로는 내실이 꽉찬 모습 말입니다.

지난해까지 우리 게임 산업은 정책적으로 산업적으로나 지표상으로나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하지만 속 빈 강정이 되지나 않을 지 슬슬 걱정이 밀려옵니다. 상대적으로 '개발'이라는 기초는 취약해진 느낌이기 때문이기 입니다. 천편일률적으로 해외시장을 강조하면서 국내 게임이 만든 성공신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넥슨, CJ인터넷, 네오위즈 등 온라인 게임에 대한 개발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회사들이 개발 조직을 재편하거나 외부로 떼어내면서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차위(次位)로 미루고 있는 것도 우려됩니다. 수년동안 '국내 개발사에 대한 저렴한 투자'를 당연한 것처럼 선택하고 있습니다.

사실 요즈음 국내 게임산업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중소 개발사들이 언제부터인가 약속이나 한 듯 사라졌습니다. 요 몇년 새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이후 국내 게임 산업에서 '대박'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게임은 잘 꼽아봐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말고는 찾기 힘듭니다.

현상만 놓고 설명하자면, 거대 퍼블리셔들이 중소 개발사 혹은 개발에 대한 투자를 미루거나 포기했다는 뜻이고, 자금줄에 목마른 개발사들은 하나둘씩 나가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게임, 외산게임 열풍이다 인기다 하는 것도 다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지요. '개발'대신 외산게임 '수입'으로 대체되고 있는 겁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토대는 무엇일까요. 해외진출도 한 몫했겠지만 시작은 한때 중소기업이었던 개발사들이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해 꾸준히 게임을 개발하면서 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 넥슨, CJ인터넷의 전신인 넷마블, 웹젠 등이 그랬습니다. 개발한 게임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 퍼블리셔로 거듭났고,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이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기자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화두는 한국 게임산업에서 또다시 새로운 성공 신화가 등장할 수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진출에만 매달리다 정작 가장 기초를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지요.

게임산업이 지금 실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기초없이 수년만 지나면 '빛좋운 개살구'되기 십상입니다. 실력있는 중소 개발사가 점차 사라지는 '공동화 현상'이 2010년에도 가속된다면 더이상 미래는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 다시 뒤를 돌아보며 내실을 다질 때인 듯 합니다.

저 또한 삶과 일에서 '외실내허'가 아니었는 지 반추하고 있습니다. 2010년 새롭게 시작하는 데일리게임에서는 '내실외허'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데일리게임을 아껴주시는 게이머들과 독자 제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데일리게임 취재편집부 황재훈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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