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기자석] 야구인들이 욕하는 게임업계

[[img1 ]]온라인 야구게임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마구마구'와 '슬러거'를 서비스하는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의 사이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CJ인터넷이 KBO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추진한 데 이어 네오위즈게임즈가 케이비오피(KBOP)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고, 최근 네오위즈게임즈는 '슬러거' 선수 성명권과 초상권 사용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논의하겠다고 하고 한다.

두 회사의 불협화음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이유는 응원과 성원을 받는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게임업계와 기업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진흙탕 싸움'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성장해야 할 '야구계'로부터는 허락과 동의 없이 지적재산권을 남용했다며 비난과 조롱과 소송의 대상이 되고, 게임을 즐겨온 사용자들은 게임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

그동안 두회사가 야구계에 기여한 사실은 작지 않다. CJ인터넷은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고,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까지 자청하면서 적지않은 돈을 야구계에 쏟아부었다. 네오위즈도 프로야구구단과 제휴를 맺는 등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프로야구'에 새로운 자금줄이 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더욱이 '프로야구'에 대한 효용적 가치 판단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히어로즈'와 같은 구단은 주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상응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누렸겠지만 그 많은 돈을 단시간에 '야구'에 쏟아 부은 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통털어도 게임업계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게임업계의 모습은 어떤가. 게임업계에서 프로야구에 투자한 금액을 생각하면 '야구인'들이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데도 돈주고 욕만 먹고 있다.

초상권과 성명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 전후로 두 회사는 '아마추어'처럼 행동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애당초 KBOP와 독점계약을 추진하거나, 협상이 단절됐다고 해서 선수협과 또다른 협상창구를 만드는 모양새 모두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특히 이번 논란의 핵심인 선수협이 이미 KBOP에 성명권과 초상권 사용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벌어질 상황은 더욱 진흙탕이다. 선수협이 케이비오피에 위임했던 권한을 되찾아오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아무런 법적 절차도 밟지 않고 있다. 결국 네오위즈게임즈가 선수협과 협의를 통해 초상권 및 성명권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또다른 소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칫하다간 KBOP와 선수협의 갈등을 게임업계가 부채질하는 모양새가 된다.

애당초 두회사가 공동으로 KBOP와 협상에 임했다면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더 합리적인 비용을 투입하고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공동방안은 없었을까, 하는 질문이 자꾸만 기자의 머릿속을 맴돈다.

기자는 이 두회사에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다. 두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각자 더이상의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고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극적 합의를 모색하던가, 차라리 프로야구 라이선스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하라는 것이다. 라이선스 없이도 '피파온라인'과 경쟁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위닝일레븐'이라는 게임도 있다. 실명을 꼭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자기가 원하는대로 선수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한 모바일 야구게임의 전례도 있다.

과정과 의도가 어찌됐든 현재 '슬러거'와 '마구마구'는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게임이다. 두 회사의 현명한 선택과 판단을 바란다.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