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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스코리아 잭 포터 부장 '한국과 사랑에 빠졌어요'

"한국 사람들도 영어를 잘 하잖아요. 한국에 사는 외국 사람들도 한국말을 배워야죠."

에픽게임스코리아에서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잭 포터 부장은 유창한 우리말 실력을 자랑한다. 올 봄 열렸던 에픽게임스코리아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단상에 올랐던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얀 피부에 푸른 눈동자를 지닌 외국인 개발자가 구사하는 유창한 우리말에 기자는 한방 먹은 기분이 들었다. 현장을 찾은 다른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을 것이다. 기자는 당시 행사장에서 인터뷰를 통해 반드시 잭 포터 부장을 소개하리라 마음먹었고 이번에 그와 다시 만나게 됐다.


"WCG에 언리얼 종목이 채택된 인연으로 한국에 처음 방문했습니다. 일본에 방문한 경험이 있었는데 좋은 기억이 많아서 한국에 대한 기대도 컸죠. 아니나 다를까 한국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도 하나같이 친절하고 모두들 게임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어디를 가도 반짝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잭 포터 부장은 그때부터 한국과의 짝사랑에 빠졌다. 에픽게임스 본사에 근무하던 그는 한국 파트너사로의 출장이 있을 때마다 출장을 자원했다. 틈틈이 한국어 공부까지 할 정도였다고. 잭 포터 부장은 결국 미국 생활까지 정리하고 태평양 건너 한국에 와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에픽 본사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는 한국과 비교하면 너무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무도 많고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지만 활기넘치는 한국에 더 끌렸다고 할까요. 결국 에픽의 파트너사로 교류가 있었던 소프트맥스에 입사하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잭 포터 부장은 소프트맥스에서 '마그나카르타' 개발 과정에 투입됐다. 언리얼 엔진 제작 경험이 있었기에 그는 엔진 관련 개발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한국 생활에도 점차 적응해 나갔다.

"한국에 온지도 벌써 5년이 넘었네요. 처음에는 혼자 와서 생활하다 기반이 잡히고 나서 결혼도 한국에서 했습니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한강시민공원에 위치한 인공 암벽장이나 북한산에 가서 암벽등반도 하고 콘솔 게임도 즐기고 지냅니다. 아무래도 FPS 게임을 좋아해서 콘솔 FPS게임을 좋아하고 최근에는 언차티드2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네요."

잭 포터 부장은 한국지사 설립을 준비하던 에픽게임스의 러브콜을 받고 에픽게임스코리아 창립멤버가 됐다. 박성철 지사장보다도 먼저 에픽게임스코리아 합류가 확정됐을 정도로 그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언리얼 엔진에 대한 이해도와 관련 기술 수준은 최상급이고 한국말까지 능숙하게 구사하는 잭 포터 부장은 국내 파트너사들에게 대한 기술지원 강화라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에픽게임스코리아에 근무하면서 기술지원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언리얼 엔진이 다소 복잡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데 한국 개발자들은 막히는 부분이 나올 때 몇주씩 고생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지원 요청이 오면 직접 가거나 온라인 상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때로는 파트너사들이 작업한 내용을 검수하는 등 여러가지로 지원 업무가 많습니다."

에픽게임스코리아 관계자의 증언에 의하면 잭 포터 부장은 파트너사를 방문해 몇분만에 문제를 해결하는 괴력을 발휘해 가는 곳마다 환영받고 있다고. 잭 포터 부장은 밥 한끼만 사준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메뉴 선택에 있어서는 주의를 기울여주기를 당부했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햄버거를 비롯한 양식을 권하지 말고 한식을 먹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잭 포터 부장은 한국 사람들도 너무 매워서 먹기 힘든 낙지 볶음을 즐겨 먹는 등 이미 한국 음식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후문이다.

[[img2 ]]잭 포터 부장에게 한국의 게임업계에 대해 물었다. 미국의 개발 환경과 한국 게임업계를 오랜 기간 동시에 접한 몇 안 되는 인물인 그는 개발력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조직 구성과 시스템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개발자들의 실력도 뛰어나고 게임도 훌륭하지만 미국과 다른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기획 파트 구성에서 큰 차이가 나는데 미국은 레벨 디자이너, 맵 디자이너 등 기획 파트가 세분화된 것과 달리 한국은 기획자 한명이 모든 것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놀랐습니다. 미국의 경우 파트 별 교류와 대화를 통한 조율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한국은 직책이나 직위의 차이로 인해 그런 부분이 쉽지는 않은 것 같네요. 조직 구성 자체가 수직적으로 돼다 보니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잭 포터 부장은 한국의 게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들간의 비교이긴 하지만 잭 포터 부장은 한국 게임들이 외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들에 비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래픽과 아름다운 배경에 높은 점수를 줬다. 외국 게임들은 사실적인 그래픽에 치중하고 파괴 장면에 집중하는 것과 다른 부분으로 다가왔다고.

잭 포터 부장은 마지막으로 한국의 게이머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겼다.

"한국 게임시장은 그 크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 게임산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 여러분이나 업계 종사자들 모두 긍지와 자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픽게임스코리아에 와서 보니 한국에 100% 지사를 설립한 회사의 결정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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