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이 서양의 온라인게임을 잘 플레이 하지 않는 이유는 마우스 하나로 모든 조작을 쉽게 할 수 있는 국내 게임에 비해 키보드 중심의 다소 복잡한 조작과 다양한 시스템들이 엉켜 있는 게임의 모습이 조금은 낮설면서도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최근에는 국내 MMORPG들도 어느 정도 서양 게임의 장점을 섞어 놓은 형태로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오리지널 서양 MMORPG는 대중에게 다소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서양 스타일로 만들어진 캐릭터의 외모 또한 이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이고 말이다.

◆아시아가 만든 서양 게임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룬즈 오브 매직'은 서양의 MMORPG 중 국내 성공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독일 제작사에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얼핏 보면 완벽한 유럽형 게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만 개발사 중심에 독일과 국내의 기술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 모습 또한 여타 서양식 MMORPG에 비해 조금 더 손쉽고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가다듬어져 있고 키보드 뿐 아니라 마우스로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서양식 게임의 특징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서양 MMORPG의 팬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처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플레이 했을 당시보다 그 난이도가 낮게 느껴지는 것이 솔직한 모습이다.

서양 게임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이질적인 느낌의 캐릭터 역시 국내에서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 모습으로 만들어져 이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고 전반적인 게임의 비주얼 또한 무난한 수준이다. 최근 선 보이는 게임들에 비해서는 전반적인 그래픽 퀄리티가 조금 낮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무리가 없을 만한 수준이다.

◇국내 게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친숙한 모습이다.
◆친숙한 게임 시스템

게임 진행은 퀘스트 중심으로 진행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흡사한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국내에 선 보이기 이전에 이미 유럽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게임이다 보니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모습.

전문 기술이나 펫, 경매장에서 우편함에 이르기까지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미 포함하고 있고 아이템 강화와 보석과 비슷한 개념의 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강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퀘스트 NPC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맵은 물론이고(미니 맵에는 각종 채집 자원의 위치도 표시된다) 맵상에 특정 지점으로 자동 이동을 할 수 있는 등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인터페이스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완벽한 한글화로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충분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현재 준비돼 있는 클래스가 6종류로 약간 부족한 감이 들지만 제법 세세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각 직업들이 확실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퀘스트로 획득하는 경험치가 생각보다 큰 편이고(파이널 테스트 한정인지는 모르지만) 초창기 레벨에서 다양한 아이템들을 주기 때문에 나름 편하게 초반 레벨링이 가능한 편.

스킬의 경우는 조금 독특한 형태로 성장이 이뤄지는데 레벨업이나 퀘스트 완료, 사냥등을 통해 스킬 포인트를 입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원하는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스킬 레벨은 자신의 레벨까지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지만 레벨의 상승에 따라 점점 사용 가능한 스킬의 수가 불어나는 만큼 이후에는 선택적인 스킬 강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의 국내 게임을 즐겨 본 사람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룬즈 오브 매직만의 차별화 포인트

'룬즈 오브 매직'의 독특한 부분 중 하나는 순간 이동 마법서를 사용해 자신이 저장한 곳으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탈것이나 텔레포트 외에 이러한 순간 이동을 지원해 게이머들의 편의를 상당 부분 높인 느낌인데 위치를 기억하거나 순간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아이템이 필요하지만 특정한 곳을 자주 가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시스템이 확실한 매력으로 다가올 듯 싶다.

순간 이동이 게임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면 듀얼 클래스는 보다 다채로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10레벨이 되면 듀얼 클래스를 사용할 수 있고 보조 클래스의 능력치 중 10프로가 메인 클래스에 합산되기 때문에 캐릭터의 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각각의 클래스는 저마다 독립적으로 레벨을 올려야 하지만 마을에서의 클래스 변경을 통해 거의 제한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만큼 주 직업과 보조 직업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동등한 두 개의 직업을 돌려 가며 플레이 한다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물론 두 개의 직업을 비슷하게 성장시키려면 노력 또한 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하우징 시스템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개개인의 하우스는 제한 없이 무료로 배당받을 수 있으며 하우스를 통해 다양한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꾸미는 즐거움과 기능성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편의 기능은 일부를 제외하면 해당 기능을 가진 가구 등을 구입해야 하고 이후 하우스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서는 별도의 아이템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해야 만족할 만한 모습이 된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랄까.

하우스 자체가 독립된 형태로 돼 있어 주거지의 개념이 없고 다른 사람의 하우스를 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름과 비번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대중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도 조금은 불만스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의 하우스는 창고의 느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게임 후기]
유럽에서 정식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게임인 만큼 완성도가 높고 완벽한 한글화를 통해 접근성도 높다. 특히 아시아권 제작사가 중심이 돼 게임이 만들어진 탓에 국내 게이머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도 확실한 장점이라 할 수 있을 듯. 이후의 정식 서비스가 기대되는 게임이다.

윈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