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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데이트] 포트리스 슈퍼탱크

[캐릭터데이트] 포트리스 슈퍼탱크
CCR이 개발한 '포트리스2'에게도 화려한 시절이 있었다. '포트리스2'는 국산 온라인게임 중 가장 먼저 국민게임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자랑했다. PC방에 가면 절반이 '포트리스2'를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때 '포트리스2'를 모르면 대화에 참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포트리스2'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탱크를 딱히 집어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이들의 환영을 받았던 탱크는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다. 원한다고 해서 골라서 플레이할 수 없지만 운이 좋아 이 탱크가 걸릴 경우 같은 편에게는 승리의 기쁨이, 상대방에게는 패배의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바로 슈퍼탱크 이야기다.

"안녕들 하신가. 슈퍼탱크라고 하네. 예전에는 너무 바빠서 잠시도 짬을 내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한가해서 인터뷰에 응할 수 있었네. 그때야 뭐 여기 저기서 나를 찾아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였으니까. 나를 만나기 위해 랜덤탱크로만 해야 하는 경기 방식까지 있었으니 말 다했지 뭔가."

'포트리스2'에서 슈퍼탱크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운이 정말 좋아야한다. 탱크 선택을 직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무작위로 탱크가 걸리도록 한 뒤에야 아주 낮은 확률로 슈퍼탱크를 만날 수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전에는 경기장에 내가 뜨면 다들 초긴장 상태에서 게임에 임해야 했네. 내가 쏘는 포를 한발 쏠 때마다 다들 숨죽이며 결과를 지켜봤지. 유도 미사일이나 소세지 3발로 적 탱크를 아웃시킬 때면 같은 팀원은 환호했고, 상대방은 한숨만 쉬었지."

슈퍼탱크의 위용은 너무나도 강력하다. 그가 쏘는 3발탄은 한발 한발이 일반 탱크의 특수탄의 위력을 갖고 있을 정도다. 백샷(탱크를 위로 세우고 거꾸로 포를 쏘는 방법)으로 3발탄을 한 탱크에 모두 적중시킬 경우 실드를 써도 살아남기가 어려울 정도다.

유도미사일 또한 위력이 만만치 않다. 유도미사일은 미사일탱크의 유도탄과 멀티미사일 탱크의 9발탄을 혼합해 9발의 미사일이 근처 탱크를 찾아 가는데, 적당한 컨트롤로 유도탄을 한 탱크에 모두 적중시킬 경우 역시 십상팔구는 탱크가 파괴된다.

"내가 너무 강해서인지 내가 등장한 판은 적들이 나만 공격해서 화가 날 때도 많아. 시작하자 마자 빨콩(캐논탱크의 특수무기) 더플파이어를 맞거나 번지당해서 아웃되는 경우도 많이 겪었네. 적들이 가까운 다른 우리 팀원들은 제쳐두고 멀리서도 나를 죽이겠다고 쏴대는 통에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지. 그럴 때 피를 채워주는 동료들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데 화력전에서는 그럴 수도 없으니 최대한 안 맞으려 버틸 수밖에."

[캐릭터데이트] 포트리스 슈퍼탱크

슈퍼탱크는 승리의 보증수표이지만 가끔은 부도가 나기도 한다. 포를 잘못 쏴 같은 편을 맞힐 경우 승기가 급격하게 적에게 넘어가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이 경우 슈퍼탱크를 사용한 이용자는 물론이고 슈퍼탱크에게 까지 원망의 대상이 된다.

"가끔 보면 위험한 선택을 하는 이들이 있어. 제대로 적을 맞힐 자신이 없으면 구석에 혼자 있는 적에게 유도탄을 쏘면 되는데 굳이 적과 우리편이 섞여 있는 곳에 포를 쏴서 엄한 우리편만 죽인단 말이야. 자기가 잘못 쏴서 그런 걸 가지고 탱크가 문제라는 둥, 말을 안 듣는다는 둥 불평을 늘어놓는 놈들이 있는데 그럴 때는 모니터를 뚫고 나가서 그 입에 3발탄을 쏘고 싶다네."

슈퍼탱크는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CCR이 '포트리스2'에 PC방 요금제를 도입하며 PC방 업주들의 반발을 사 이용자가 많이 줄었고 이후 다른 캐주얼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포트리스2'에 접속하는 이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요즘은 회사에 섭섭하기도 해. 우리 게임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RF온라인만 챙기거든. 회사가 지금까지 온 것도 다 우리 탱크들 덕분인데 너무하다는 생각까지 들어. 후속작이 나오든지 해서 다시 다른 친구들하고 포를 주고 받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네."

CCR이 '포트리스' IP를 활용한 신작을 낸다는 이야기는 몇 차례 나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슈퍼탱크의 꿈이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지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도 '포트리스2'에 접속하면 슈퍼탱크가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탱크들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고 싶은 이라면 '포트리스2'에 접속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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