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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헬 - 닥치고 사냥도 재밌다

데일리게임은 초보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개척일기'를 기획,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이 '게임보감'을 통해 조금은 더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길 바란다. 이미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이라면 자신의 초보시절을 돌아보며 한 번쯤 웃고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편집자 주>

이번 주 게임보감의 주인공은 그리곤엔터테인먼트(대표 조병규)가 개발 중인 '칸헬'이다.

그리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칸헬'의 2차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 여름 시범 서비스를 앞두고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먼저 선보인 '칸헬'을 게임보감이 체험했다.



◆한국형 MMORPG 계보 이을까?

흔히 한국형 MMORPG는 말을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임은 '리니지'다. '리니지' 이후의 MMORPG들은 대부분 '리니지'를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았다. '칸헬'도 마찬가지다. '칸헬'은 한국형 MMORPG를 주창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한국형 MMORPG가 뭘까?

한국형이라는 말은 흔히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것, 우리가 익숙한 것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결국 한국형 MMORPG는 우리에게 익숙한 MMORPG다. '칸헬'은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다양한 콘텐츠와 퀘스트 대신 한국 게이머들에게 가장 잘 맞는 원초적인 즐거움, 사냥과 레벨업 그리고 대규모 커뮤니티 시스템인 크루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게임에 접속해보면 '칸헬'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온', '프리우스', '에이카' 등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한 배경 설명도 듀토리얼 형식의 퀘스트도 없다. 아니 있을지도 모르지만 게이머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일단 접속하면 무기와 방어구만을 장착하고 바로 사냥터로 돌진한다. 이미 그리곤엔터테인먼트가 홍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칸헬'이 한국형 MMORPG임을 알렸기 때문이리라.


◇시작하자마자 사냥터로 달려라

◆퀘스트? 그런 것은 모른다 '우리는 사냥터로 간다'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모든 온라인게임이 그렇듯 캐릭터의 직업을 선택하고 캐릭터 명을 선택한다. '칸헬'도 워리어, 클레릭, 메이지, 레인저 등 다양한 직업을 제공하며 각 직업도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기자의 캐릭터였던 워리어로 예를 들면 힘에 특화된 전사, 방어에 특화된 전사, 마법에 특화된 전사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워리어 가운데 힘에 특화된 기자의 캐릭터

게임은 엘데론이라는 섬의 마을에서 시작된다. 게임이 시작되면 아무런 설명없이 덩그러니 마을에 남게되는데 기자도 전혀 망설임 없이 무기와 방패를 착용한 뒤 바로 사냥터를 향해 내달렸다. 시범 서비스에 돌입하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비공개 테스트는 말 그대로 테스트이기 때문에 모두들 흔히 말하는 '닥치고 사냥'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초보섬에서 키젤들과 고블린, 두꺼비 등을 사냥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레벨업을 하면서 적정 레벨이 되면 마법도 익혔다. 1차 비공개 테스트보다 편했던 것은 몬스터들의 레벨과 체력이 표시된다는 점. 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몬스터의 레벨과 체력이 없어 심하게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부분이 개선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했던 점은 도대체 어떤 몬스터가 나를 공격하는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는 점이다. 몬스터가 리젠되는 곳에 서있으면 여러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기자를 공격했다. 미처 사냥을 통해 드롭된 아이템, 리트(게임머니), 포션 등을 주울 새도 없이 계속해서 몰려드는 몬스터에 정신없이 칼질만 해야할 정도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몬스터에게 둘러싸여 정신없이 전투에 임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면 일단 몇 대 맞더라도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계속 그 자리에 있다보면 HP회복 포션을 계속 사용하며 끝없이 싸워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기자도 처음에는 포션과 함께 계속 싸웠지만 끝내 '다굴'을 당해 죽고 말았다.


◇끝없는 '다굴' 적당히 도망치는 법도 알아야...

◆게임이 재밌다고 성공하나? 운영도 잘해야 할텐데...

기자가 한창 재밌게 사냥을 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있던 그 때, 갑자기 빨간 색 글씨로 공지사항이 공지됐다. 5분 후에 버그 때문에 점검을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11레벨을 달성하고 초보섬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기자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서도 결국 초보섬을 탈출하지 못하다니.

갑자기 무슨 버그인지 궁금해 게임을 종료하고 게시판을 둘러보니 게이머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기자가 초보섬에만 있었기 때문에 몰랐던 각종 버그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게임 밸런스를 심각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 버그들은 발견 즉시 해결돼야 하는데 '칸헬' 운영팀은 그런 면에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갑자기 점검이라니, 결국 초보섬 탈출 실패

속칭 '무적버그'가 제보된 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패치가 되지 않아 이미 최고가의 아이템이 버그를 악용한 게이머에 의해 게임 내에 많이 풀려버린 상태인 것이다. 물론 이런 버그를 확인하기 위해 비공개 테스트를 거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늦은 대응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게이머들이 버그 악용 게이머들 때문에 피해를 입었고 게임에 흥미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굳이 기자가 여기서 이야기 하지 않아도 그리곤엔터테인먼트 측이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 번 떠나간 게이머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원초적인 재미를 자극하는 사냥을 통한 레벨업, 무한 인챈트, 크루시스템 등 게이머들에게 호응이 좋은 콘텐츠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운영 때문에 실패한 게임이 되지 않길 바란다.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게임보감
3시간도 채 플레이 해보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터페이스와 그래픽, 사냥법 등은 '칸헬'이 주 타겟층으로 설정한 하드코어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만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비공개 테스트일뿐이라고 위안을 해보려고 해도 그리곤엔터테인먼트 측은 운영은 분명 문제가 있다. 버그 때문일지 몰라도 게임 공개 하루만에 최고 레벨에 도달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이어진다면 게이머들이 게임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렇게 게임 운영을 할바에는 자체서비스보다는 퍼블리싱을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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