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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분별한 앱스토어 따라하기 문제있다

[[img2 ]]최근 게임업계 화두 중 하나는 앱스토어일 것이다. 앱스토어란 애플이 운영 중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애플이 출시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이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폰이나 아이팟 이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음악이나 동영상은 물론이고 게임이나 유틸리티 소프트웨어까지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하드웨어 누적 판매량이 워낙 높은 탓에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앱스토어 서비스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앱스토어의 성공 사례를 접한 뒤로 많은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앱스토어와 유사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준정부기관 소프트웨어 진흥원은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와풀'을 지난달 30일 공개했고 SK텔레콤과 NHN, 삼성전자 등도 앱스토어와 유사한 형태의 콘텐츠 유통망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장점을 수용하고 단점을 보완해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진흥원이 야심차게 발표한 '와풀'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단순 모방에 불과해 아쉬움이 남는다.

'와풀'의 취지는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이다. 개발력은 갖췄으나 유통망이 부실한 중소기업의 우수 콘텐츠를 '와풀'을 통해 일반 이용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진흥원에서 WAP과 웹으로 연동되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중소업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겠다는 것인데 국내 모바일 콘텐츠 유통구조를 감안하면 이와 같은 발상은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모바일 콘텐츠 유통시장의 대부분은 이동통신사가 장악하고 있다.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통사 눈치보기 바쁜 중소기업들이 이통사의 이익과 상관없는 플랫폼인 '와풀'에 참가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 작품이 아니라면 '와풀'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을 만날 콘텐츠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을 만드는 것보다 망개방을 실현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할 수 있다. 망개방이 이뤄져 CP들이 독자적인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에게 '와풀'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봐도 '와풀'은 보여주기식 정책의 산물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와풀'을 접하고 나니 민간에서 준비하고 있는 앱스토어 유사 플랫폼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부디 치밀한 준비와 벤치마킹을 통해 '와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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