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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이 돈벌이인가?

[[img2 ]]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게임'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명사]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라고 명시돼 있다. 온라인게임 컴퓨터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놀이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의 원래 의미가 변질된 것 같아 아쉬운 마음 뿐이다.

놀이에 그쳐야 하는 것이 마땅한 온라인게임이 그것을 즐기는 당사자들로 인해 돈벌이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이템현금거래의 당위성 여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지적하고 싶다.

게임을 돈벌이로 악용하는 '작업장'이란 단어는 익숙해졌고 이들이 게임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도 엄청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제대로 된 사업이 아니니 탈세는 기본에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가출 청소년을 고용해 인권마저 탄압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급기야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 게임을 뭐하러 하느냐는 말도 나온다. 게임 업계에 종사자들조차 돈벌이가 되는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고 있다. 재미있어서 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현금거래가 잘 되어 게임의 인기가 오르는 현상도 종종 볼 수 있다.

정말 이러다가 놀이의 순수한 의미는 오간데 없어지고 온라인 게임이 취미가 아닌 직업이 될까 걱정이다.

더 큰 걱정은 게임 회사들도 게임의 현금거래를 부추기며 이러한 현상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템 현금거래를 중개해주는 사이트들과 제휴를 맺어 게임을 광고하는 것은 이제는 너무 당연한 일이 돼버렸고 나아가 현금거래를 장려하고 있다.

한 게임회사는 게이머에게 게임 계정을 봉인하는 아이템을 판매해 계정 현금거래를 조장하고 있기도하다. 현금거래가 가능하지 않으면 온라인게임이 흥행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온라인게임 회사들도 현금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악순환이다.

최근에 불거진 '뽑기' 아이템 논란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고가 아이템을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뽑기' 아이템에 열광한다. 운이 좋아 '대박' 아이템이 나온다면 이는 곧 자신에게 현금이 생긴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템의 현금거래가 원천 봉쇄된다면 지금처럼 게이머들이 '뽑기' 아이템에 열광할지 의문이다.

최근 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은 온라인게임이 돈벌이로 전락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오토' 문제도 소위 말하는 '작업장'들이 '오토'를 사용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작업장'을 통해 알려진 오토는 일반 게이머들에게도 퍼지며 지금에서야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아이템 중개 사이트들을 둘러싼 청소년유해매체 판정 문제도 애초에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강력히 막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문제다. 아이템 중개사이트가 태생했을 당시 제대로 제재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템 중개사이트는 이번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 아이템 현금거래가 업계에 만연한 지금, 게임회사와 게이머, 아이템중개 사이트와 정부에게 게임의 원래 의미가 '놀이'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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