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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헌] 대한민국 콘솔시장에 고함

[[img1 ]]온라인게임 강국이라고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콘솔게임 사업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장 자체도 크지 않지만 불법복제 이용자 비중이 너무 높아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물론 일본이나 미국에도 복제 이용자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 비율이 너무 심하다. 일부가 불법복제물을 사용하더라도 나머지 이용자들이 정품 게임을 구입하면 개발사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 반대다. 대다수의 콘솔 이용자가 불법복제물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고 정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취급 받을 정도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불법복제물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는 더욱 문제다. 어린이들은 NDS에 불법복제 게임을 가득 담아 다니며 게임을 즐기고 어른들은 불법복제가 가능한 버전의 PSP 구형 모델을 웃돈을 주고 거래한다. 게임기 판매대수와 타이틀 판매 수량이 별 차이 없다는 소식은 웃어 넘길 정도가 됐다.

그렇다고 시장 탓만 하고 앉아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의 질을 최대한 높이고 패키지 구성물에도 신경쓰며 불법복제 이용자들도 정품을 사고 싶은 욕구가 들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트리브는 '팡야 포터블'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완벽한 게임의 이식과 전용 콘텐츠에 공을 들였고 한정판 패키지 구성품도 1년이 넘게 고민한 끝에 완성했다. 그 결과 판매량도 나쁘지 않았고 이용자 반응도 호평이 많았다.

한국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장르 선택은 물론이고 캐릭터 하나를 만들 때도 해외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본과 북미 유럽 등 해외시장은 규모가 큰 만큼 경쟁 역시 치열하다. 일본과 미국의 유명 개발사들이 만드는 대작들과 직접 싸워야 한다. 엔트리브 역시 콘솔 개발사로서의 위상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다진 입지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현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콘솔게임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플랫폼 홀더들이 타이틀의 다운로드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콘솔 기반 온라인게임도 늘어나는 추세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PC 기반 온라인게임 중심의 한국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의 주도권도 내줄 판이다.

한국 콘솔 시장을 위해 두 가지 주문을 하고 싶다. 먼저 시장과 소비자에게 이야기하자면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가져 달라는 것이다. 국산 콘솔게임이 왜 나오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이들이 있는데 불법복제가 만연한 현재 상황이 달라진다면 더 많은 업체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 자명하다.

다음으로는 콘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체 관계자들에게 감히 이야기하자면 보다 긴 호흡을 가져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콘솔 관련 인프라와 노하우가 부족한 한국에서 콘솔사업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비용과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소요된다.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프로젝트에 공을 들여야 한다. 엔트리브 역시 아직도 씨를 뿌리는 단계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노하우가 쌓이고 이는 회사의 자산이 된다.

엔트리브에서 '팡야'와 관련한 콘솔 타이틀을 냈을 뿐 별도의 IP를 갖는 오리지널 타이틀을 내지는 못했다. 콘솔로 새로운 게임을 내보고 싶다.지적재산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개발 환경도 나아진다면 더 많은 업체와 개발자들이 콘솔 신작들을 내놓지 않을까.

-김배헌-
엔트리브소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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