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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 리치왕의 분노 2편 - 최악의 서비스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리치왕의 분노'는 죽음의 기사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신대륙 노스랜드,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많은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게임 속의 수많은 문제들로 인해 이와 같은 재미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게이머들의 불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 리치왕의 분노 업데이트의 문제점을 지금부터 진단해 보도록 하겠다.

◆끝없이 이어지는 렉, 이제는 지겹다

최근 와우 월드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렉(지연 현상)이다. 와우저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있을 정도로 현재의 렉은 그 정도가 상당히 위험 수준에 다다를 정도여서 간간히 월드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고 2~3초 정도의 지연 현상은 하루에도 적게는 수 회, 많게는 수 십회에 이를 만큼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새로운 콘텐츠인 겨울손아귀 호수가 시작되면 그 영향이 노스랜드는 물론이고 아제로스와 인스턴스 던전에까지 미칠 정도로 게임 자체가 황폐화된다. 새로운 즐길 거리이자 명예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없애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게이머가 많을 만큼 렉은 게임 플레이에 있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주된 요인이다.

가장 쾌적한 공간 중 하나로 생각됐던 인스턴스 던전도 마찬가지다. 과거 인던은 렉이 없는 아늑한(?) 공간의 역할을 해 왔던 탓에 렉이 있으면 인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정석으로 여겨졌지만 노스랜드의 인던, 그 중에서도 특히 낙스라마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수많은 게이머들이 몰리면서 초기화가 이뤄지는 목요일이나 주말의 경우 극심한 렉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방학이 끝나면서 어느 정도 동시 접속 인원이 줄어들다 보니 과거와 같이 렉으로 타디우스를 잡지 못해 GM이 와서 이를 제거해 주는 웃지 못할 일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상당한 렉이 존재하고 있다.


◆렉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

렉에 대처하는 블리자드코리아의 자세는 참으로 참담한 수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정책의 경우 블리자드 본사의 방침을 따르는 것이고 기술적인 부분 역시 본사에 책임이 있기에 그 책임 소재가 어느 정도 나누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북미 쪽에서 언급된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GM의 모습이나 어떠한 경우에도 사과의 말보다는 여러 가지 변명만을 들먹이고 마치 없는 일처럼 모른척 하는 공지와 메시지를 보고 있다 보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과연 이 게임에 돈을 지불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에 젖어 들게 된다.

또한 게이머에게 한없이 불리한 형태로 게임의 약관이 개정된 이후로는 아무리 서버가 자주 다운되고(그것이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지속적인 렉으로 긴 시간을 고통으로 소비하더라도, 잠시간이기는 하지만 며칠 연속으로 점검이 진행되고 과거 게이머들에게 했던 약속(가급적 정기 점검을 서버 재부팅으로 대체하겠다던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한 것을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까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지만 전혀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 주고 있지 않다. 사실상 시간으로 따지면 접속 시간의 5분의 1 정도를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필자 역시 게이머의 한 사람으로써 그간 수 많은 온라인 게임들을 즐겨 왔지만 네티즌의 표현을 빌려 이 정도로 '막장'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게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사상 최악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모습이다.


◆기술 대응도 최악

서비스적인 측면이 아닌 기술 및 운영에 있어서도 그 대응 수준은 참으로 열악했다. 확장팩이라는 존재가 적어도 게임의 인원을 늘리는 요소임에 분명함에도, 그리고 겨울 방학 시즌과 맞물려 동시접속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그 부담을 기존 사용자들이 그대로 떠안았다.

확장팩 자체가 다소 렉을 유발시키는 요소들이 많아 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위해서는 기존보다 적은 동시접속자 수를 유지해야 하지만 오히려 수많은 게이머들이 몰리다 보니 대기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럼에도 게임 내의 렉 현상은 심한, 웃지 못할 광경까지 벌어졌다. 공식 멘트를 통해(누구나 인사 치례로 생각하는 말이지만) 서버의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방학은 지나갔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당한 상태 아니던가. '방학이 끝나서 사용자가 줄어 렉이 적어지면 서버 확충했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게 확실하다'는 말이 게이머들 사이에 나돌 정도로 현재 게이머들의 불신감은 극에 달했다.

누구나 예상하는 일을 별다른 준비 없이 대응해 결과적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한 사용자들만 고통을 당하는 그간의 상황. 매달 상당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게이머들을 위해서는 인색한 블리자드코리아의 모습이 대단히 실망스럽다. 게이머들은 이벤트랍시고 뿌리는 티셔츠 쪼가리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지불한 돈만큼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이다.

와우 : 리치왕의 분노 2편 - 최악의 서비스

◆웃음만 나오는 블리자드의 행태

나름 대안으로 내 놓은 서버 이전 공지를 보고 있자면 한없는 웃음만이 나온다. 사실 서버 이전 자체는 그리 나쁜 대안이 아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게이머의 입장에서 실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블리자드코리아의 편의에 맞춰 설계를 하다 보니 호응도 부족하고 게이머들의 만족감 또한 높을 리가 없다. 지금까지 동일한 형태로 만들어진 캐릭터 이전 신 서버의 결말이 어떠했던가. 인구 균형비도, 인원 수도 적어 점점 버려지는 서버가 되어 버리지 않았는가 말이다.

유료로 진행되는 서버 이전에는 나름 관대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게이머들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이루어지는 서버 이전을 통한 균형 맞추기는 사실 상 전혀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럴 바에는 현재 버려지고 있는 서버 통폐합을 통해 플레이하기에 좋은 서버를 만드는게 좋지 않을까. 적어도 유료 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3만원이라는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 외에 산재해 있는 문제점들

이번 확장팩과 관련한 문제는 비단 렉 현상 만이 아니다. 렉이라는 요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불만 사항들이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보다 자유롭게, 그리고 쉽게 던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다 보니 나름 게임의 균형적인 흐름을 깨 버렸다는 것이다. 과거 불성 시절에는 어느 정도 평판이 되어야 상급 던전인 영웅 던전을 플레이할 수 있었고 그 후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카라잔에 도전하는 형태였지만 이번 확장팩에는 평판 제한이 없다 보니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일반 던전을 무시한 채 영웅 난이도로 던전을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반 5인 던전은 거의 버려졌다는 것이다.

또한 장비의 스펙이 되지 않은 상태로 영웅 난이도를 플레이 하게 되면서 일명 '묻어가기'문제로 파티원 간에 문제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쉽고 자유로운 것은 좋지만 기본적인 틀까지 무너트리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점이 많아지고 있다.

와우 : 리치왕의 분노 2편 - 최악의 서비스

투기장 시스템에 있어서도 문제점은 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지만 죽음의 기사라는 강력한 클래스가 생기면서 직업간 불균형이 심해졌으며 점수 획득 방식의 변경으로 인해 라이트 이용자가 투기장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가 힘들어졌다. 이렇다 보니 과거와 다르게 투기장을 즐기는 이들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 물론 투기장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다수가 아닌 일부를 위한 것은 분명하지만 전쟁 서버에 대부분의 인원이 몰려 있는 국내의 상황에서 실력이 없어도 어느 정도의 탄력 템을 맞출 수 있는 과거의 형태가 더 나은 듯 느껴진다고 할까.

무용이나 용맹의 문장을 소비해 아이템 구입이 가능해지는 등 어느 정도 열려 있는 구석은 있지만 장비 맞추기에도 소비가 큰 문장을 사용하는 사람도 드물고 그렇다고 해도 상급 템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수의 열성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보다는 세력간 대결이라는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쉽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수준급의 완성도와 함께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시리즈라는 네임 밸류를 바탕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를 본다면 아마추어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러한 모습들이 게임 자체의 문제보다는(물론 이번 확장팩의 경우는 게임의 문제도 꽤나 많은 편이지만) 서비스와 운영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많다는 점에 큰 아쉬움이 느껴진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도 조금씩 줄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처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고자세로 일관한다면 아무리 충성심 있는 이용자라고 할지라도 다른 새로운 게임에 눈을 돌릴 수 있는 법이다.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다. 퀄리티와 네임 밸류에 어울릴 만한 멋진 서비스를, 그리고 이용자를 생각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은태 gmbross@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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