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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다 액토즈 인수 배경과 파장

샨다의 액토즈소프트 대주주 지분 인수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국내 게임 업계에 일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반응이다. 또 개인의 재산권 행사는 문제삼을 일이 아니지만, 산업적으로는 국익에 반하는 행위였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기술과 노하우 유출은 차치하고 중국 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거대 기업에게 국산 온라인게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쥐어 주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내 시장 지배력 1위 업체인 샨다는 주력 콘텐츠를 국내 업체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인수로 핵심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것은 물론 향후 거대 자본과 자회사 액토즈를 앞세워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한 공세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배경=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로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샨다는 나스닥 진출 이후, 안정적인 매출 기반 확보를 위해 한국 파트너사 흡수를 검토해 왔다. 특히 샨다는 `미르의 전설2‘ 개발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2가지 문제로 1년 이상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상업회의소(ICC)를 통해 `미르의 전설2 연장계약 부적절성’에 대한 중재 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다. 이 건에는 액토즈소프트 또한 피고로 상정돼 있다.

위메이드는 또 지난해 10월 샨다가 온라인게임 `전기세계‘를 개발·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자사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중국 북경인민법원에 저작권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이 사건은 조만간 1차 공판이 있을 예정이다. 이 문제로 인해 샨다는 나스닥 등록 당시, 공모가를 할인하는 등 물질적 타격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2가지 소송과 관련해 위메이드와 원만한 해결을 보지 못할 경우 향후 온라인게임 사업에 차질을 빚게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나스닥 퇴출’ 위기까지도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샨다의 `전기세계‘는 중국 내에서도 `미르의 전설2’를 모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중국 최초의 국제적인 저작권 분쟁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보호 아래 지금껏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는 WTO 가입과 올림픽 개최 등으로 더 이상 자국 업체 보호 정책을 고수할 수 없게 된 데다, 중국 법원 역시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심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다급해진 샨다가 `미르의 전설2‘ 공동 저작권을 갖고 있는 액토즈 지분인수에 나서게 됐다는 게 정설이다.

액토즈 대주주들은 그동안 캐시아웃을 위해 SK나 CJ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도 지분매각 협상을 벌여 왔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결렬됐다. 그러던 중 샨다가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해 옴에 따라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수 의미와 파장=샨다의 액토즈 인수는 단순이 국내 기업 하나가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샨다는 자신을 키워준 한국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중국 내에서 제1 사업자의 자리를 공고히 구축했기 때문이다. 또 샨다는 액토즈 인수로 나스닥 시장에서의 성장 걸림돌로 제기돼 왔던 위메이드와의 소송 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결국 국내 업계 입장에서는 중국의 거대 사업자를 견제할 만한 업체가 없어진 것이며, 향후 국내 게임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 할 때 샨다라는 거대 사업자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샨다를 택하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공식이 성립됨에 따라, 향후 국내 업체들의 대 중국 협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액토즈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물론 `A3 개발사 애미파크에 대해서도 4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샨다가 국내 게임 개발 분야 퍼블리싱에 나설 경우, 그동안 국내 게임 업체들이 지켜온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나 기술 또한 자연스럽게 샨다로 넘어갈 전망이다.

◇액토즈와 위메이드 표정=이번 계약의 파장을 직접적으로 맞게되는 위메이드는 허탈한 표정이다. 샨다와의 오랜 분쟁에서 국내 파트너였던 액토즈가 `적‘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공동 저작권자가 저작권 침해 업체로 인수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위메이드는 기존에 진행해 온 소송이나 중재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 박상열 사장은 “이미 알고는 있었찌만 막상 액토즈가 샨다로 넘어간다고 하니 산업적 책임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한편으로는 앞으로 샨다만 상대하면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잘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액토즈는 지분 매각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점차 중국의 무역 장벽을 뛰어 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양질의 대중국 채널이 생겨났다는 측면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경영층의 이 같은 논리와는 별개로, 대다수 직원들 사이에선 대주주들의 일방적인 캐시 아웃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적 명분을 버린 데다, 주요 주주들만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당초 액토즈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매진할 수 있도록 직원투자조합을 통해 1인당 평균 5000주의 주식을 나눠주겠다고 했으나, 이번 지분 매각에서 일체 반영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업 내부적으로도 대주주의 `도덕적 헤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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